[애 안 낳는 사회] 2. 생활용품도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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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감소로 생활용품의 디자인과 기능이 확 바뀌고 있다. 우선 냉장고가 점점 커지고, 냉동실 기능은 대폭 확대되고 있다. 가정마다 식구가 줄면서 음식을 냉동실에 오래 저장해 놓고 조금씩 꺼내 먹기 때문이다. 냉동실 비중만 봐도 10년 전에 비해 약 13%포인트가 커졌다. 1990년대 초반 주력 품목인 500ℓ형 냉장고는 냉동실 비중이 25%(130ℓ)였다. 그러나 최근 주력 품목인 800ℓ형 양문 냉장고는 38%(305ℓ)다.

LG전자는 아예 냉동실을 냉장실 밑으로 뒤집어 배치한 상품을 선뵀다. 가족수 감소에 따른 식생활 변화로 냉동실을 더 자주 이용하자 주기능과 부기능을 바꾼 것이다.

세탁기도 '맞벌이.소가족'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만 빨래해도 충분한 용량인 10~13ℓ짜리 대형 상품이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드럼세탁기는 밤에도 소리가 나지 않는 제품이 개발됐다. 이전에는 잘 볼 수 없었던 2인용 에어컨, 3인용 밥솥 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식을 담는 밀폐용기도 바뀌고 있다.

최근 한 밀폐용기업체는 '케이크 전용 상품'까지 내놨다. 가족 수가 줄면서 케이크 하나를 다 먹을 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제품이다. 두부전용 용기도 나왔다. 한모를 하루 이틀 새 다 못 먹는 소가족을 겨냥한 제품이다.

밀폐용기 제작회사인 ㈜하나코비 김창호 사장은 "생활용품 회사들은 앞으로 가족 수 감소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신상품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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