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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시장 직접 가보니] 추석빔, 흥정하는 맛도 좋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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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 추석이면 누구나 한복을 입고 싶다. 고운 추석 빔만 차려입어도 어린이들에겐 ‘명절의 추억’으로 남는다. 광장시장 등 재래 한복전문시장에 가면 어린이 기성 한복은 2만~4만원대부터 10만원 안쪽으로 살 수 있다. [중앙포토]

'도대체 한복은 얼마나 줘야 제대로 사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 광장시장.동대문종합시장.프레야 타운 등 대표적인 한복 시장을 돌아다니며 흥정을 해봤다. 한복 점포들이 한 곳에 몰려 있지만 역시 부르는 값과 실제 구입가격은 차이가 났다. 흥정을 해보니 본견에 자수가 놓인 올 추석 유행 한복을 23만~30만원에는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주부의 흥정솜씨에 따라 이보다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한복시장은 아직 '부르는 게 값'인 시장이었다.

◆ 화려해진 끝동=올 추석 한복시장에 나온 한복들은 하나같이 소매 끝동이 화려해졌다. 소매 끝동 윗부분에 색동이나 조각보를 대거나 자수를 놓고, 끝동에는 자수를 놓은 색이 다른 천을 댄 것이 대부분이다. 한복 무늬는 프린트나 금박보다 손자수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소매 끝동이나 어깨.소매에 부분 자수를 하거나 저고리 전체에 자수를 놓은 것도 있다.

어른용 색동저고리도 다양하게 나왔다. 색동이 기존의 원색계열이 아니라 파스텔톤의 색동으로, 조각보를 잇듯이 천들끼리 이어 붙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린 한복이 많다.

◆ 가격은 흥정하기 나름=맞춰 입는 성인 한복의 경우 물빨래를 할 수 있는 소위 '물실크'제품 기준으로 보통 부르는 가격이 13만~15만원선(20만원을 부른 곳도 두 곳 있었다). 본견에 자수를 한 제품은 30만~40만원선이었다. 그러나 재래시장인지라 흥정이 시작되자 가격이 들쭉날쭉했다.

본견 8합사에 자수로 끝동을 대고, 치마도 자수로 처리한 제품을 놓고 한복집 8곳에서 흥정을 했다. 처음 부르는 가격은 30만~40만원선. 흥정을 하자 가격이 23만~40만원으로 벌어졌다.

광장시장 입구의 맞춤 전문점인 P한복의 경우 처음 불렀던 40만원을 끝까지 고수했다. 자수가 없는 민무늬 한복은 35만원까지 가능했지만 자수나 장식이 들어간 한복은 40만원에, 속치마.가방.신발까지 맞춰준다고 했다.

동대문 종합시장과 프레야 타운의 점포들 중 처음 35만원을 불렀던 한 집에선 최저 23만원까지 흥정이 됐다.

아이들 한복은 크기별로 기성복이 나와 있다. 광장시장에서 2만~4만원이면 초등학생용 한복을 살 수 있다. 중.고등학생용 한복은 크기별로 부르는 가격이 8만~10만원선. 개량 한복은 3만~15만원선으로,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었다.

◆ 어디서 살까=물량 면에서는 광장시장이 단연 으뜸이다. 전통 한복.개량 한복의 기성복부터 맞춤까지 다양하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흥정도 비교적 잘 되는 편이었다. 그러나 광장시장은 안목과 발품을 팔 각오가 필요하다. 광장시장 입구에 있는 한복전문점들은 점포마다 독창적인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40만원 안팎으로 다소 비싸다.

동대문 종합시장이나 프레야 타운은 점포수는 많지 않지만 깔끔하고, 차분하게 상담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대부분 맞춤 전문점이다. 기성복 물량은 많지 않지만 개량 한복부터 어린이 한복까지 구색은 다 갖추고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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