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마케팅] 애완견 전용 제과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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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마크 벡로프와 다니엘 다이는 전 재산 8천달러를 개에게 쏟아 부었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벡로프와 다이를 '얼빠진' 애완견 애호가로 오해할 성 싶다. 그러나 이들은 그 돈으로 개를 위한 사업을 시작했다. 강아지용 비스킷만 만드는 제과점을 차린 것이다.

벡로프와 다이는 강아지도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개를 제대로 키우려면 영양이 균형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자식 못잖게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강아지를 위한 특별 음식을 사기 위해 먼 걸음은 물론 거금도 마다하지 않으리라는 판단이었다.

그들은 1989년 캔자스시티에 첫 점포를 개점했다.

가게 이름은 '스리 도그 베이커리(Three Dog Bakery)' 라고 지었다. 당시 그들에게는 쿠키 커터(과자 모양을 찍는 도구)와 강아지 비스킷 제조법에 관한 지식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

그러나 이 제과점은 사업 아이템이 워낙 특이해 지방신문의 프론트 페이지를 장식하는 등 홍보가 잘 됐다.

고객이 늘면서 상품 종류도 늘어났다. 강아지 케이크.강아지 타르트 등 사람이 먹는 웬만한 빵.과자는 강아지용으로 모두 응용됐다.

애완견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미국인들은 자기 강아지에게 입맛대로 과자를 먹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굉장히 즐거워했다.

그의 고객 중 한명인 벤처 캐피탈리스트의 부인은 남편을 졸라 스리 도그 베이커리에 30만달러를 투자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베이커리의 매출액은 4천만달러에 이른다.

미 전역의 6백여개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이 베이커리의 강아지 비스킷을 취급한다. 직영점은 뉴욕 맨해튼의 메디슨 애비뉴에 위치한 곳을 비롯해 31개다. 벡로프와 다이는 이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스리 도그 베이커리의 기업공개와 상장을 계획 중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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