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 로봇 물고기’에 물고기들 놀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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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로봇 물고기(사진)’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로봇 물고기가 수질 감시를 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보여 주며 “대한민국의 수질 관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4대 강 문제로 수질이 나빠질 것이란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이만의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로봇 물고기의 실효성에 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로봇 물고기는 영국의 한 대학에서 해양 오염에 대비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아직 수족관 밖에선 현장 검증도 안 됐다”며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기술이 발달해 수질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은 “로봇 물고기의 크기는 1.5m나 된다”며 “물고기들이 로봇을 보고 놀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환경이 파괴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여당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도 거들었다. 차 의원은 “대통령이 로봇 물고기에 대해 야심 차게 말했는데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환경부 장관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 문제에 대해 연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로봇 물고기에 대해 지식경제부와 협의를 했고 가능하면 로봇 물고기를 도입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소개된 수질 감시 로봇 물고기는 영국과 일본에서 산업용으로 개발됐으며 국내에선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로봇 물고기는 초소형 센서로 물속의 오염물질을 탐지해 신호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오염을 감시한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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