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함께하는 학습 놀이] 엄마는 ‘몬테소리 선생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3면

“미국 친구들은 어떻게 생활할까?” 이수빈양이 지구본과 세계지도를 보며 몬테소리 문화 교육을 받고 있다. [김진원 기자]

“미국 친구들도 학원 다녀요? 직접 만나면 금방 친해질 거 같아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수빈(경기 솔개초)양은 요즘 세계지도 보는 재미에 빠졌다. 세계인들의 먹을거리, 놀 거리, 교육에 대해 엄마 김경윤(42·용인시 수지구)씨에게 질문을 쏟아낸다. 김씨는 “이 또래 아이들은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풍부하다”며 “아이의 세계관을 넓혀주기 위해 몬테소리 문화교육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몬테소리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전문교육까지 받았다.

아동 중심 교육, 외국에는 고등 과정도 있어

‘몬테소리’라고 하면 교육기관이나 교구, 교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의사이자 아동교육가인 몬테소리 여사가 만든 교육법이다. KMS(한국몬테소리협회) 이영석 이사장(유아교육학 박사)은 “몬테소리 교육에서는 교육적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 책이나 교구를 꺼내 든다. 부모는 단지 활용법 시범만 보인다. 그는 “아동 중심 교육으로 부모나 교사는 안내자의 역할만 하는 것이 몬테소리의 특징”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유아만 대상으로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중앙대 아동복지학과 이선미 교수는 “만 1~5세에 가장 적합하지만 초등학생까지 배울 수 있다. 외국에는 고등 과정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몬테소리 교육을 위해서는 구슬이나 나무토막 등의 교육용 재료가 필요하다. 이런 몬테소리 교구는 종류가 750가지나 되고 모두 구입하면 비용도 수천만원대에 이른다. 이 이사장은 “몬테소리 교육법은 가정에서 부모가 충분히 응용해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추 잘 채우기’ 몬테소리 기초

‘일상생활’ 영역은 몬테소리 교육의 기초로 단추 채우기, 물 따르기, 옮겨 담기 등의 활동이다.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셈. 이 교수는 “어른들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아이들은 이런 활동을 혼자 하면서 성취감·사회성·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 영역 활동으로 나뭇잎 닦기를 추천했다. 그는 “식물 닦는 방법을 익히다 보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며 “준비물 챙기는 것부터 뒷정리까지 아이에게 맡기면 아이가 이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감을 훈련하는 ‘감각’ 영역은 학습의 직·간접적인 뿌리가 된다. 후각병을 만들어 이용하면 아이의 후각이 발달하고 집중력과 자신감도 생긴다. 2개씩 같은 냄새가 나는 후각병 12개를 준비, 아이에게 냄새를 기억하도록 해 짝 맞추기 놀이를 하는 것. 과일향(사과·오렌지 등), 허브향(라벤더·자스민), 음식향(생강가루·카레), 일상용품향(치약·향수) 등 다양한 냄새를 이용할 수 있다.

상점놀이 통해 수·언어 활동

이 이사장은 “수 교육은 생활 속에서 사건과 사물을 관찰해 문제해결력을 기르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상점놀이를 활용해 ‘수’ 영역을 익힐 수 있다. 실제 경험을 통해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돈의 개념도 알려줄 수 있다. 김씨는 “‘이 사과는 유기농이라 껍질째 먹어도 안전해요’처럼 아이가 상품을 홍보하는 놀이를 하면 ‘언어’능력도 커진다”고 조언했다.

역사·지리·과학 등의 활동으로 ‘문화’ 영역을 익힐 수 있다. 지구본이나 세계지도는 좋은 교구가 된다. 김씨는 “대륙별로 다른 색으로 표시된 세계지도가 있으면 대륙의 개념이나 이름도 쉽게 알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지리적 개념과 지도·지형을 익히며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관찰력과 탐구심을 기를 수 있다. 세계지도 퍼즐을 활용하면 각 대륙의 위치와 형태, 이름 등을 익히면서 눈과 손의 협응력, 집중력도 함께 기르게 된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 마리아 몬테소리= 마리아 몬테소리(1870~1952)는 이탈리아 최초의 여의사이면서 아동교육가다. 정신병원 의사로 근무하던 중 정신지체아들이 교육을 통해 나아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교육법을 개발하게 됐다. ‘어린이집’을 열고 몬테소리 교육법을 도입, 신체·정신 발달과 개성을 북돋우는 자유로운 교육을 역설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