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총선전망대] 여야 남은 5일 전략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4.13총선에서는 여야 각당의 엄살과 부풀리기가 두드러진다.

엄살작전의 목표는 동정심 유발이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견제심리를 촉발하고 기존 지지층의 응집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당이 어렵다고 해야 지지자들이 투표장을 찾을 것" 이라는 논리다. 부풀리기 작전은 지지층을 고무.격려하고, '되는 쪽을 밀어주자' 는 사표(死票)방지심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지난 2월 후보 공천 이후 각당은 엄살과 부풀리기 작전을 번갈아 사용했다.3월로 접어들면서 한나라당은 "공천 후유증이 극복됐다" 고 홍보전을 폈다. 수도권 등 격전지에서 상승세를 타던 민주당은 표정관리에 들어가 "지역구 90석도 빠듯하다" 고 엄살을 부렸다.

지난주 후반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 자랑했다. "납세.병역공개를 계기로 한나라당의 'DJ 심판론' 이 밀려나고 '후보검증론' 이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 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묘한 것은 이 시점에 한나라당도 "우리가 어렵다" 며 위기론을 퍼뜨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나라당 선대위 고위 관계자들에게 "여론조사 수치로는 별로 나빠지지 않았는데 왜 그러느냐" 고 물었다. "그래야 반(反)DJ표가 결집한다" 는 답변이 나왔다.

이번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측근 고위인사에게 "지금 시점에서 왜 상승세라고 자랑하느냐" 고 물었다. "운동원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 라고 그는 답했다.

민주당은 부풀리고, 한나라당은 엄살을 피운 셈이다. 그러나 낙관론 발언이 나온 이틀만인 3일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은 "정말 우리가 어려운 상황" 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과 윤철상(尹鐵相)조직위원장은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여당 지지도의 5%는 거품" "실상이 그렇지 않은데 왜 이런 보도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시 엄살작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충청권에서 바람이 미풍에 머물자 일찌감치 읍소작전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선 "역대 총선결과는 사전예측과는 달랐다" 고 지적한다. 3당 합당으로 거대여당이 탄생한 뒤 첫 총선인 1992년 선거에선 민자당이 1백70석 이상을 획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과반에서 1석 모자란 1백49석으로 나타났다.

96년 15대 총선에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실정(失政)탓으로 신한국당이 1백20석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1백39석이었다.

이런 결과를 동정심 또는 견제심리와 연결해 해석하기도 한다. 남은 5일 동안 각 정당은 '울고 울고 또 우는' 작전을 구사한다고 한다. 이를 어떻게 보고 표를 행사할 것인지는 유권자의 몫이다.

김두우 정치부차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