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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등 낙선운동 곳곳 충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총선연대가 본격 낙선운동에 돌입한 5일 전국 곳곳에서 시민단체 회원과 후보측.선관위측 사이에 몸싸움과 승강이가 벌어졌다.

총선연대측은 피켓.플래카드를 들고 침묵 시위로 시민들의 낙선운동 참여를 촉구했고, 일부 낙선대상 후보측은 이에 맞서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뿌리는 등 마찰을 빚었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총선연대가 '집중 낙선대상자' 로 선정한 민주당 이종찬(李鍾贊.서울 종로)후보의 합동연설회가 열린 행촌동 대신중학교 정문 앞. 총선연대 지은희(池銀姬)상임공동대표와 회원 20여명이 '지역정치.부패정치 청산' 이라고 쓰인 노란 깃발과 낙선을 상징하는 '레드카드' 를 손에 들고 유세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저지하는 선관위 관계자들과 승강이를 벌였다.

"손에 든 카드와 깃발은 선거법 위반이므로 내려놓아야 입장할 수 있다" 는 선관위 설명에 총선연대 관계자들은 "특정인을 거명하지 않을 경우 합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고 항의했다.

池대표는 "지역정치.부패정치를 청산하자는 것도 불법이라면 선관위가 정치개혁을 가로막는 것 아니냐" 며 목청을 높였다.

결국 총선연대 관계자들은 '레드 카드' 와 노란 깃발을 압수당한 채 유세장에 들어갔지만 "수많은 후보 중에 굳이 李후보를 선정한 이유를 밝히라" 며 반발하는 李후보측 운동원.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제대로 낙선운동을 펴지 못한 채 3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총선연대는 이날 서울.수원.부천.구미.삼례 등지에서 10여명의 집중 낙선대상자를 상대로 '표적 낙선운동' 을 벌였다.

경기총선연대 관계자 5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합동유세가 열린 수원시 장안구 장안고등학교에서 '지역정치 추방' 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이태섭(李台燮)후보를 상대로 낙선운동을 벌였다. 이를 선관위측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플래카드가 찢어지기도 했다.

충북총선연대는 이날 낙선홍보차량 30여대를 진천.음성.괴산 선거구 합동연설회장에 동원했으나 한나라당 李충범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청중 10여명이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퍼부으면서 수라장이 됐다.

부천총선연대 소속 회원 20여명은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후보의 합동연설회장에 '정치권 퇴장' 을 뜻하는 빨간색 옷을 입고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李후보측 운동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몸싸움 도중 총선연대 회원들이 '시민의 힘이 정치를 바꿉니다' 라는 표어가 적힌 유인물을 뿌리다 선관위측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전북총선연대 운동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완주군 삼례초등학교의 정당연설회장에서 김태식(金台植)후보가 연설하는 도중 등을 돌리고 앉는 방식으로 낙선운동을 폈으며, 경북구미에서는 총선연대측이 '4.13 부패 정치인 정리해고의 날' 이란 현수막을 들고 출퇴근시간에 시민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자 총선연대는 '평화운동 지침' 을 만들어 지역에 내려보냈으며, 박원순(朴元淳)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낙선운동을 평화적이고 성스러운 분위기로 이끌도록 최대한 노력하자" 고 당부했다.

한편 총선연대는 플래카드를 빼앗은 선관위측을 6일중 항의방문키로 했으며, 이와 함께 4일 충북 청원군에서 충돌을 유발한 한나라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문경란.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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