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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석권 독일 '하로' 마루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인테리어의 내추럴한 복고풍에 힘입어 나무바닥재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나무로 만든 바닥재는 인체에 무해할 뿐 아니라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게 특징. 특히 나무는 천연의 질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최고의 실내마감재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나무바닥재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독일의 '하로(HARO)' 마루 생산현장을 돌아봤다.

뮌헨에서 1백30㎞정도 떨어진 독일의 작은 도시 로젠하임. 지난달 25일 이곳에는 다양한 피부색깔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로'(HARO) 란 브랜드로 전세계 마루바닥재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함버거 (HAMBERGE

R)사의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몰려든 것이다.

로젠하임 시민회관에 마련된 행사장에 참가한 사람들은 줄잡아 1천명.

이날 처음 소개된 제품은 이 회사가 5년여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오일왁스 피니쉬 플로어(Oilwax-finish Floor)' . 흠집이 잘나고 내열 전도성이 떨어지는 기존 마루바닥재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제조공정상에서 원목안에 왁스를 침투시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추가 왁스칠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물에 담가도 부풀어 오르지 않고 ^바닥표면이 외부 충격이나 흠집에 견디고 ^기존제품보다 소음면에서도 월등한 점을 보여주는 시연과정 중간에 참석자들의 환호가 잇따랐다.

일부러 구두약을 바르고 와인을 부어 바닥을 오염시키려 해도 다시 깨끗하게 닦이는 것을 보여주자 중국서 온 바이어 탕지아씨는 "강도나 표면처리가 나무라고 여기기 어려울 정도로 획기적인 제품" 이라고 감탄했다.

바닥재 연결부위도 '클릭 시스템' 이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됐다.

연결부위에 특수 홈을 만들어 접착제없이 끼워서 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여성들도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다.

작업자 한 명이 5평을 시공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기존 제품의 시공시간인 3분의 1수준이다.

행사를 참관한 뉴스무역 강선영고문은 "국내 소비자들도 나무바닥재를 선호하고 있으나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며 "이 제품은 시공비가 적게 들어 기존 제품보다 훨씬 싼 값에 국내 가정에서 공급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함버거사는 지난 1866년 설립된 1백34년 전통의 목재업체로 5대째 대물림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주변 우거진 숲의 나무들을 건축용 목재로 쓸 수 있도록 잘라주는 단순한 목재소였다.

2차대전 중 독일사람들의 근면성을 이야기할 때 사례로 드는 '성냥' 을 생산해 한때 유럽 최대의 성냥 메이커로 꼽혔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복구사업에 필요한 목재공급, 이어서 마루바닥재 사업에 가세해 오늘날의 종합바닥재 전문회사로 발돋움했다.

특히 스포츠 마루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농구.배구경기장과 스쿼시.에어로빅같이 땀을 많이 흘리는 마루바닥은 품질이 까다롭다.

강도도 중요하지만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적당한 탄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

또 독일 인증규격에는 10년동안 바닥에 그려진 게임라인이 지워지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함버거사 회장인 피터 함버거' (Piter Hamberger)'씨는 "지난 1972년 올림픽때 시공한 뮌헨 농구경기장의 바닥이 하로스포츠마루" 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지난달 30일 1만여평 규모의 4개 생산라인중 제3라인에서는 며칠전 선보인 오일왁스 피니쉬 플로어가 우렁찬 컨베어벨트 소리와 함께 말끔하게 포장돼 컨테이너로 옮겨지고 있었다.

피터 함버거씨의 아들로 수출부분 총책임자인 피터Ⅱ씨는 "하로마루가 이만큼 자리잡은 것은 1백36년동안 오직 나무와 함께 살면서 대대로 최고의 품질만을 고집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로젠하임(독일)〓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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