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7월 G8 회담전 새총리 결정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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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의 입원은 22시간 동안 베일에 가려졌다.

자민당내 오부치파의 핵심인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사진)관방장관과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 대리가 극비에 부친 것이다. 대부분의 각료나 당 관계자들은 2일 밤 NHK-TV를 보고 알았다.

아오키 총리 임시대리는 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공백의 22시간' 을 집중 추궁당했다. 오부치파가 총리의 병세를 잘 알면서도 파벌의 정권 재창출 전략을 짜기 위해 시간을 벌려고 들지 않았느냐는 불신이 깔려 있는 듯했다.

3일 오후 들어 불신은 증폭됐다. 오부치가 이미 혼수상태로 인공호흡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자민당은 사실상 후임 총재 선출 작업에 들어갔고, 야당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국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부치의 공무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게 판명됐다. 따라서 당분간은 총리 임시대리로 지명된 아오키 관방장관 체제로 가겠지만 하루빨리 후임 총재.총리를 뽑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주최국인 7월의 오키나와(沖繩) G8회담 준비는 물론이고 2국간 외교일정도 산적해 있는데다 경기대책과 경찰 불상사 대책안, 교육개혁안 마련도 발등에 불이다.

후임 총재와 관련해선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 모리 요시로(森喜朗)간사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고노는 외상인 만큼 당면 최대 현안인 G8 정상회담을 무난히 치를 것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모리는 파벌의 역학관계상 적임이라는 평이다.

또 "당의 노선 전환과 차기 총선을 위해선 정책통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간사장을 밀어야 한다" " '백전노장' 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전 총리)대장상한테 G8 정상회담을 맡겨야 한다" 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당내 최대 파벌인 오부치파의 지원 없이는 당선이 불가능해 결정권은 오부치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로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의 해산 시기는 현재로선 점치기 어렵다. 다만 오부치의 퇴진에 따라 차기 총리가 선출돼도 G8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중의원 해산은 그 뒤로 미뤄질 전망이다. 또 자유당과의 연정 해소와 자유당 탈당 인사들의 합류문제에 따른 정책협의도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대외적으로는 5월말~6월초로 예정돼 있는 한.일 정상회담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오부치가 추진해오던 러시아 방문 역시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오키 관방장관이 3일 예정대로 러시아에 특사를 보냈으나 후임 총리가 임명된다 해도 러시아 방문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일본 국내외 주요 정치일정>

▶4월 16일 구마모토현 지사.참의원 보궐 선거

22일 태평양.도서 정상회담 (미야자키)

▶5월말 한.일 정상회담(조정중)

▶5~6월 러시아 방문(조정중)

▶6월초 99년도 GDP 발표

▶6월 17일 정기국회 종료

▶7월 8일 규슈.오키나와 G8재무장관 회담(후쿠오카)

12~13일 G8외무장관 회담 (미야자키)

21~23일 G8정상회담(오키 나와)

▶10월 19일 중의원 임기 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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