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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종기 3파전 압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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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대우종합기계 매각을 위한 입찰이 14일 마감됐다.

"대우종기의 민수와 방산 부문을 모두 사겠다"며 일괄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팬택컨소시엄과 두산중공업.효성 등 3곳이다. 방산 부문에는 삼영-통일중공업 컨소시엄과 디자인리미트 등 2개사가, 민수 부문에는 외국계 투자회사인 칼라일과 테렉스 등 2개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1차 예비 입찰에 참여했던 한화.로템.JP모건파트너스는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7개사가 인수전을 벌이게 됐다.

올 초 매각 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일괄 매각을 선호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고, 대우종기 노조 역시 분할 매각은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나섬으로써 일괄 매각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은 팬택.두산.효성의 3파전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팬택은 최근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과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팬택 측이 대우종기를 인수할 경우 부도난 기업 인수에 사원들이 참여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하지만 자금력과 동종업종 간의 시너지 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두산중공업과 효성도 인수 의사를 적극 밝히고 있어 아직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방산 부문 인수 입찰에 참가한 삼영-통일중공업 컨소시엄 측도 "방산 분야의 인수 가격을 최고로 써낼 방침"이라며 강한 인수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과 효성 측은 최근 팬택컨소시엄이 우리사주조합과 손잡고 인수전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것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팬택 측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입찰 가격과 인수 이후의 시너지 효과를 가장 중요하게 감안해야 하는 것이 원칙으로, 경제외적인 요소가 우선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두산과 효성 모두 "노조 측이 요구하고 있는 종업원 완전 고용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대우종기는 워크아웃 이후 종업원을 절반 이상 줄여 오히려 종업원을 더 뽑아야 할 상황"이라며 "그보다 기술개발 등 향후 투자여력이 있는 기업을 인수자로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팬택컨소시엄에 팬택 계열뿐 아니라 영안모자.동아타이어 등 10개의 중견업체가 참가하고 있어 인수 후 팬택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점에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팬택 측은 "대우종기의 중장비 기술과 팬택의 첨단 휴대전화 제조 기술이 결합할 경우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팬택 계열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KAMCO 측은 이번 입찰에 대우종기 소유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도 포함해 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수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6000억~8000억원으로 알려진 일괄 인수 가격에 KAI 지분 가격인 600억~1000억원이 더해질 예정이다.

KAMCO 김대진 사업개선부장은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입찰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기타 사정도 고려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KAMCO 측은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들에 입찰 가격과 함께 향후 5년간의 경영계획안을 추가로 요구한 바 있다.

KAMCO는 다음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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