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았습니다] 지하철 정액권 사고 수표 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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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 "은행영업 끝나 조회 못해 안된다"

지난 25일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전철 패스를 샀다.

학생권 2매와 일반권 2매 등 모두 3만원어치였다. 마침 현찰이 부족해 10만원권 수표를 냈다. 그러나 창구직원은 "수표는 받지 않는다" 고 말하며 판매를 거절했다.

잔돈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며 반대편에 있는 매표창구로 가봤다.

그쪽에서는 "역무실에 가서 확인받아 와라. 그렇지만 토요일 오후라 아마 안 될거다" 고 했다. 짜증이 났지만 다른 교통편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확인' 을 받아 표를 구입하러 역무실로 갔다.

하지만 역무실 직원은 "은행 영업시간이 끝나 조회가 불가능하다" 고 말하며 역시 판매를 거절했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이서를 하면 되지 않느냐" 고 말해 봤지만 "은행 영업시간에 한해 조회를 한 후 '특별히' 수표를 받는 것이 규정" 이라는 이야기만 했다. 한참을 따진 뒤에야 30여분만에 원하던 패스를 구입할 수 있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시간에 상관없이 10만원짜리 수표를 받는다. 그런데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수표를 받지 않으려 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이서' 가 아닌 '조회' 를 거쳐야 한다니 기분까지 상했다.

자신들의 업무상 편의보다 시민의 편의를 중요하게 생각해 주는 지하철이 됐으면 좋겠다.

인터넷 독자

***"현행 업무규정상 어쩔 수 없어"

서울시 지하철공사 강수영 운수처 심사2과장은 “고객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하고 “그러나 현행 업무 규정상 수표의 경우 역무실에서 확인 절차를 거친후 승차권을 판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규정은 수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승차권 판매원들이 일일이 수표 조회를 할 수 없는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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