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004] 케리, TV토론에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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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30일 시작될 대선후보 토론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4~11%포인트)가 좁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와 미주리.애리조나주에서 세 차례 이뤄지는 토론회에서도 부시 대통령을 오차범위까지 추격하지 못하면 대선 승리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케리 후보는 2000년 대선 때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선거참모였던 론 클라인과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사태 때 방어논리 개발에 두각을 나타냈던 그랙 크래익 전 백악관 정치고문을 영입해 토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케리 후보가 바쁜 유세일정을 쪼개 하루에 한두 시간씩 효과적인 공격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2000년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는 2400만~2500만명이, 후보 간 TV토론은 3750만~4660만명이 시청했기 때문에 잘만 하면 부시의 상승세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케리 측의 기대다.

문제는 부시 대통령이 간단치가 않다는 점이다. 부시 대통령에겐 항상 '말도 못하고, 토론은 더 못한다'는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신기하게도 토론에서 점수를 깎인 적은 거의 없다. 2000년 대선 토론 때도 민주당 고어 후보의 압도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백중세였다. 당시 공화당은 "부시가 토론을 못해 큰일 났다"는 식으로 미리 엄살을 떨어 기대치를 최대한 낮춘 뒤 토론장에서는 자신있는 몇 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밀어붙여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는 전략을 구사해 성공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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