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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월 대선 향방 “룰라에게 물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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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엘로이자 엘레나·딜마 후세피·주제 세하 브라질 주요 대선 후보

브라질도 여자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까. 최근 한국-브라질 수교 60주년 기념학술대회에 참여한 브라질 출신 학자에게 물어보았다. “글쎄요, 가능할 수도 있지요. 룰라의 인기를 보건대 룰라의 중재력이 먹히면 가능해요.” 다시 물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파울루 주지사인 야당 소속 주제 세하가 압도적으로 유리한데요.” 9월 조사에선 40:19였고, 11월에는 36:19였다.

“아, 여론조사를 봐선 아직 몰라요. 좀 더 지나봐야죠.”

이 말을 듣고 보니 여타 좌파 후보들도 눈에 들어왔다. 시후 고메스 13%, 엘로이자 엘레나(여) 6%, 마리나 실바(여) 3%, 그리고 부동층이 23%나 된다. 엘로이자, 마리나는 모두 여당인 노동자당에서 분당한 좌파나 녹색당 후보다. 결선 투표제가 있는 브라질에서 1차 선거에서 2등을 하더라도 2차 선거에서 역전이 가능하다. 게다가 지지도가 80%를 넘는 룰라가 막후에서 조정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2010년 10월 3일. 브라질 국민들은 룰라의 후임자를 선택한다. 야당인 사민당 후보 주제 세하(67)와 여당인 노동자당의 후보 딜마 후세피(62·여)는 브라질의 군사정권 시절 학생 운동권 출신이다. 세하는 쿠데타 당시 상파울루대 4학년으로 전국학생연맹 위원장이었다. 탄압을 피해 14년간 망명 생활을 했다. 후세피는 군정에 저항하는 게릴라 조직에 몸담았다. 결국 군정에 잡혀 지독한 고문을 당했고 2년간 복역했다.

두 사람 모두 경제학을 전공했다. 세하는 한국의 사회과학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오도넬의 ‘관료적 권위주의’ 논쟁이 치열할 때 그의 비판 논문이 국내에서 번역돼 많이 읽혔다. 전임 대통령인 카르도주와도 막역한 친구 사이로 기획부 장관과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다. 후세피는 룰라 정부에서 에너지 장관으로서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정무장관으로 국무조정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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