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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지역, '구제역' 파장…농가·보건당국 등 긴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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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젖소 15마리의 수포성 질환이 가축에 치명적인 '구제역' 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면서 파장이 번지고 있다.

바이러스 검사결과가 나오는 금주말쯤 구제역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국내 축산농가는 물론 사료.유가공업계 등 관련업계에 미칠 경제적인 손실도 막대할 것으로 보여 축산 농가와 보건당국.농림부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 현황〓관계 당국은 이번의 수포성 질환이 입과 발굽에 물집이 번지면서 앓는 '구제역' 과 증상이 유사하다는 점과 최근 일본 등지에서 의사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구제역일 가능성이 있다고 일단 보고 있다.

구제역으로 판명될 경우 국내에서는 1934년이후 66년만에 발생하는 셈이 되며 축산물 수출 중단 등 파문이 상당할 전망이다.

농림부는 그러나 ▶발생 지역이 현재 한 곳의 농장에 국한되고 발생 가축도 젖소에만 나타난 점 ▶현장조사결과 인근 지역의 가축들에는 증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구제역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농림부는 구제역이 공기를 통해 순식간에 점염되는 무서운 질병이기 때문에 만약에 대비, 인근 10km지역의 가축 이동을 통제하며 축사 등을 모두 불태우는 등 구제역에 준하는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본.대만 등의 한국산 돼지고기 통관 잠정보류로 한냉.축협.대상 등 돼지고기 가공수출업체들의 판로가 막혀 1백여개 중소업체들의 연쇄부도마저 우려되자 정부가 수매하는 등의 비상대책도 나왔다.

지난 1997년 구제역이 발생했던 대만의 경우 2백만 마리의 돼지가 폐사되고 축산물 수출이 중단됐다. 이로써 41조원의 피해와 함께 관련 산업 종사자 18만명의 실직사태로까지 이어져 경제성장율이 1.2~1.4% 하락한 것으로 추산됐었다.

◇ 현지 반응〓젖소 사육농가에서 수포성 가축질병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본지 28자 31면, 29일자 35면 보도)에서는 29일에도 경기도 가축위생연구소 수의사 84명이 나와 긴급 예방접종을 벌였다.

전날부터 접종에 나선 방역당국은 파평 적성면과 문산.파주.법원읍 등 최초 발생지역으로부터 반경 10㎞ 이내 지역 가축 15만여두에 대해 다음달 2일까지 예방백신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구제역일 경우에 대비, 소.돼지.염소.사슴.양 등 발굽이 두개인 동물에 대해 예방백신 접종 및 소독을 벌이고 있다.

또 파주시 주요 도로 27곳에 설치된 통제소에서는 군인 1백84명.경찰 1백50명.공무원 1백명 등이 나와 가축의 외지 반출입을 통제하고 가축 적재 차량 및 해당 마을 출입차량에 대한 소독작업을 벌였다.

또 군경은 금파리에 남아있는 볏짚.사료.분뇨 등을 수거해 소각하는 한편 발생지역 마을로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한편 농림부에서 30일부터 파주지역 도축 축산물의 내장 및 머리.족발 등 부산물 일체를 매립토록 한 것과 관련, 지역 도축업체들은 반발했다.

한편 파주시 관계자는 "다행히 지난 25일 이후 육안검사결과 추가로 수포성 질환 가축이 발견되진 않았다" 고 밝혔다.

◇ 전염경로〓농림부는 유입 가능 경로를 세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구제역이 발생한 국가의 동물이나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이 국내에 반입됐거나 ▶항공기나 선박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축산물의 남은 음식물, 여행객이 매개체가 됐을 가능성을 들고 있다.

이와 함께 ▶공기나 물을 통해서 전파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중국에서 번지고 있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황사바람을 타고 서해를 건너왔거나 북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공기나 강.야생동물을 따라 넘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익진.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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