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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납세서 약점 잡아라"…후보들 벌써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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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후보들의 재산.납세.병역문제가 최대 선거쟁점으로 등장함에 따라 여야 각당과 후보들은 약점을 보강하고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정보수집과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 각당의 물밑계산〓여야는 29일 한결같이 후보 검증제도의 보완을 요구하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섣불리 공세를 취했다간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야 관계자들은 "후보별로 사정이 너무 달라 당 차원에서 통일된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다" 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상대방 후보의 공격에 대비, 후보별로 반박논리를 개발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공천과정에서 야당에 비해 후보 검증을 철저히 했다" 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김현종(金鉉宗)선대위 부대변인은 "20억원 이상 재력가 중 재산세를 한푼도 안낸 7명 중 4명이 한나라당 소속" 이라고 치고나왔다.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선대위 정책위원장은 "병역.재산.납세문제로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겠다" 고 말했다. 다만 문제가 불거지는 후보에겐 합동이벤트 등 설명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국당 김철(金哲)대변인은 "문제가 있다면 국민이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 지역구 후보들의 전략〓영남에서 맞붙은 한나라당 C후보와 자민련 C후보는 전형적인 '맞불형' 이다.

자민련측은 "한나라당측이 병역문제를 쟁점화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를 슬쩍슬쩍 건드리고 있다" 며 분개했다. 흑색선전 비난을 피하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민련측도 변호사 출신인 한나라당 후보의 납세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각당 후보들은 상대방의 약점을 포착하고, 일부 후보들은 아예 처음부터 논쟁을 잠재우려 한다.

민주당 허인회(許仁會.서울 동대문을)후보는 역공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재산세 0, 병역면제' 에 대해 "과거 잘 나가는 컴퓨터업체를 경영했으나 부부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사업을 망쳤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납세실적이 부진한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서울 서대문갑)후보 역시 "예식장을 운영하는 아내가 소득세를 많이 내고 있다" 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부산 부산진갑)의원은 민국당 김양수(金陽秀)후보의 병역문제 시비에 대해 "장남과 3남은 제대로 군대에 다녀왔다" 고 맞받아치고 있다.

민주당 손세일(孫世一.서울 은평갑)의원측도 "신검을 받고 3년간 대기했으나 소집면제됐다" 며 " '병적기록 없음' 은 선관위의 사무착오" 라고 주장했다.

서민층 밀집지역인 부산 중-동의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후보가 소득세 13억원을 신고하자 민국당 박찬종(朴燦鍾)후보측은 "빚만 6억원" 이라며 鄭의원의 재산형성 과정을 추궁할 태세다.

이양수.이수호.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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