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스포티지·쏘나타 행복한 새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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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지점들이 쏘나타의 '신차 효과' 덕분에 2년 만에 다시 바빠졌다. 서울 테헤란로 김현수 지점장은 "영업사원 한 명당 매달 평균 5~6대를 팔았는데 이번 달에는 벌써 판매계약 목표를 초과한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지점은 NF쏘나타의 판촉을 위해 홍보 전단지 4000부를 준비했지만 곧바로 동나는 바람에 1만여장의 전단지를 추가 인쇄할 정도다. 현대차 테헤란로 지점은 신형 쏘나타를 앞세워 9월부터 판매고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기아차의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스포티지와 현대차의 쏘나타가 출시 초반에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7일 출시된 스포티지는 13일 현재 누적 계약실적이 1만9741대에 달한다. 쏘나타(지난 1일 출시)의 경우 지금까지 1만4435대의 계약고를 올렸다. 특히 출시 첫날 스포티지는 6727대를 계약해 200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를 지난 1일 쏘나타(7350대)가 갱신했다.

◆ 신차가 내수부진 극복하나=업계에선 스포티지와 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다른 차종들도 덩달아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신차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모닝(기아차).라세티 해치백(GM대우차).투싼(현대차).로디우스(쌍용차) 등이 모두 출시 후 1~2주 정도 반짝 특수를 누리다가 판매량이 급감했다. 하지만 스포티지의 경우 주춤했던 계약 건수가 3주 만에 V자형으로 다시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쏘나타도 출시 사흘만에 1만대 계약을 돌파하는 등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가파른 판매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김조근 이사는 "NF쏘나타가 하루 평균 700대 이상의 계약고를 올리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내수 판매목표인 4만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스포티지와 쏘나타의 판매 호조는 워낙 오랜만에 나오는 신차여서 대기 수요가 두터웠기 때문"이라며 "내수부진 속에 이 두 차종이 독보적인 호조세를 계속 이어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이다. 보통 신차효과는 3개월 가량 지속된 뒤 수그러들게 된다.

◆ 신차 물량 공급에 바쁘다=기아차 대리점들은 스포티지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각 대리점들이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계약 고객들에게 이른 시일 안에 차량을 건네주기 위해서다. 기아차 서울 서여의도지점의 경우 현재까지 스포티지 판매계약 건수는 20건. 월 평균 60대 정도의 계약고를 올리는데 이중 3분의 1이 스포티지인 셈이다.

기아차 측은 현재 1만5000여대 가량의 주문이 밀린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포티지를 생산하고 있는 전남 광주공장은 직원들이 잔업과 특근을 통해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

강부성 서여의도 지점장은 "지금 스포티지를 계약한 고객들은 2~3개월은 지나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내수 침체로 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소포티지 판매 호조로 기아차 대리점들은 한숨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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