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유증엔 '사랑·운동'이 최고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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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식생활의 서구화로 유방암이 증가일로에 있다.

암으로 유방을 절제하는 여성 환자는 국내에서만 1년에 5천여명에 이를 정도. 지난 23일 강북삼성병원에선 이색적인 정기모임이 개최됐다.

이 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만든 한마음회 회원 80여명이 그들이다.

이 자리에서 일반외과 박용래교수는 "수술받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옷을 벗었을 때 보이는 내 모습이 싫다' 는 항목이 '암 재발에 대한 두려움' 보다 앞서고 있다" 며 신체적.정신적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술후 환자들이 처음 부닥치는 문제가 임파부종. 15~20%의 환자에서 수술받은 쪽 팔이 퉁퉁 붓는다.

이는 유방암 전이를 막기위해 주변 임파선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오갈데 없는 임파액이 팔 전체에 고이기 때문. 따라서 마사지를 하면서 가능하면 팔의 높이를 몸보다 높게 자세를 취해야 한다.

마사지는 겨드랑이를 향해 위쪽으로 밀어주듯이 한다.

임파선 제거로 수술받은 팔쪽의 면역력이 떨어져있다는 사실도 유의해야 한다.

일을 할때는 손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반드시 장갑을 껴야하고, 힘든 운동.급격한 온도 변화도 조심한다.

다음은 운동장애. 가장 흔한 것이 오십견이다. 통증 때문에 사용을 하지않으면 근육이 위축되고 상처부위가 딱딱하게 아물어 팔의 행동반경이 좁아진다.

따라서 상처가 아무는 1~2주후부터는 조금씩 운동을 시작하라는 것. 완쾌된 뒤에도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통해 체중조절을 해야한다.

유방암 절제술후 통증은 다른 수술에 비해 심한 것이 특징이다. 광범위한 피부절개는 물론 인체의 큰 기관인 생체조직이 떨어져나가기 때문. 또 겨드랑이를 통해 팔로 가는 가지신경들이 잘려나가 감각이상도 생긴다.

감각이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좋아지고 통증은 상처부위에 대한 부드러운 마사지와 팔운동으로 상당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박교수의 설명이다.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쓰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재활. 이날 모임에 참석한 여성들은 "유방을 절제해 여성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상실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고 말할 정도로 정신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주변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록 도와주어야 한다.

박교수는 "우리나라 가족구성원의 지지도는 외국보다 비교적 높은 편" 이라며 "그러나 지나치게 걱정하고 위로하면 마음의 상처를 덧들일 수 있으므로 평상시처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수술후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지방 섭취량과 암발생이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하루 열량 중 지방 비중을 25% 이하로 줄여야 한다.

예컨대 하루 1천8백 kcal를 섭취하는 여성이라면 지방을 50g으로 제한하라는 것. 대신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 25g의 섬유소를 섭취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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