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삼성, 올시즌 두경기서 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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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프로축구를 호령하던 수원 삼성이 위태롭다. 이제 수원성은 난공불락이 아니다. 올시즌을 앞두고 정규리그 3연패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던 수원이 막상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경기 내용을 보이고 있다.

수원은 지난 12일 수퍼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우승은 했지만 성남에 내용상으로는 진 경기를 했다.

26일 벌어진 대한화재컵 첫 경기 부천전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하는 등 고전했고 결국 승부차기로 패했다.

현재 수원은 서정원.이기형.김영선 등 부상선수가 많다. '황선홍과 다섯 사나이' 가 공격에 나서는 4-5-1 전술도 무르익지 않았다.

황은 잇따른 부상으로 겨울훈련이 충분치 않아 일본으로 떠난 샤샤만큼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황을 받치는 5명의 미드필더 대부분이 1m70㎝ 안팎의 단신이어서 공중전에 약점도 드러났다.

지난해 샤샤.박건하가 보여준 폭발적인 헤딩슛이 보이지 않는다.

수비에도 구멍이 뚫렸다.

수원이 자랑하는 포백 시스템은 막강한 공격력 덕을 보고 있었으나 공격라인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수비도 '밑천' 을 드러냈다. 한두차례 침투패스에 단독찬스를 허용하는 위기를 자주 맞고 있다.

더욱 무서운 적은 '내부' 에 있다. 선수들이 갈래갈래 흩어진 것이다.

지난해 전관왕을 차지하고도 제대로 대우를 못받았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으며, 일부 고참 선수들은 최근 영입한 고액연봉 '해외파' 들에게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데니스.루츠.하리 등 외국인 선수들은 주전경쟁이 지나쳐 좀처럼 패스할 줄을 모른다.

팀 분위기와 전력 악화로 김호 감독의 고민은 깊어가지만 수원성을 공략하려는 나머지 9개팀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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