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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생색내기…지자체 '헛삽질'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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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4.13 총선을 앞두고 정부발주 공사를 서둘러 착공하거나 준공식을 앞당겨 갖는 '생색용 행사' 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또는 발주처가 특정 출마예정자의 치적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거창한 착공식〓지난해 12월 10일 충남 홍성군 구항면 마온리에서는 지역 국회의원과 충남 정무부지사 등 기관단체장.주민 등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 안전 기원제' 가 성대하게 열렸다.

성군 금마면 장성리~구항면 오봉리(8.4㎞)간 홍성 남부 우회도로(왕복 4차선)공사가 잘 끝나도록 기원하는 행사였다. 그러나 공사는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사업비가 확보 안돼 공사착공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공사가 금방 시작되는 것처럼 거창한 행사를 가졌다" 고 말했다.

강원도 양구군 번영회는 지난 6일 춘천시 신북~양구읍 수인리간 국도개량공사에 대한 도로기공 환영회를 가졌다. 공사 발주처와 시행사가 총선에 앞서 기공식을 할 수 없게 되자 번영회가 나서서 이름만 바꿔 행사를 연 것이다.

그러나 22일 현재 공사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

하도급 업체에 대한 입찰마저 끝나지 않아 빨라야 총선이 끝난 4월 중순 이후에나 실제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충남도청은 지난해 9월 홍성군과 건축협의 절차도 없이 홍성의료원 현대화사업 기공식부터 가졌다가 홍성군이 건축협의를 지연시키는 바람에 사업이 6개월 이상 늦춰졌다.

이를 놓고 "당시 총선 출마 예정자의 치적 홍보 차원에서 도청이 기공식을 가졌다" 는 소문이 나돌았다.

◇ 서두른 준공식〓대전시 유성구는 원내동에 18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1층(연면적 3백49평)규모의 다목적 체육관을 지난해말 준공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체육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구청측은 "헬스클럽 등 추가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예산부족으로 추진이 되지 않고 있다" 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완전하게 마무리하지 않고 생색부터 내려고 우선 준공한 게 아니냐" 고 비난했다.

이찬호.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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