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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새총통 독립파 천수이볜…중국과 긴장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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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타이베이.베이징〓진세근.유상철 특파원]대만 독립 지지파인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49)후보가 18일 실시된 제10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 대만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이로써 중국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배해 1949년 대만으로 옮겨온 국민당 정권은 반세기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대만 태생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해 온 陳후보의 당선으로 중국.대만 관계는 일단 긴장이 불가피해질 전망이지만 당장의 무력충돌 위험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대만군은 총통 선거 전날인 17일 발동한 전군 최고 경계태세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19일 발표했다.

51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대만은 ▶국민당 조직을 근간으로 한 지배층의 대변화▶과거 청산 및 이에 따른 반발▶대만 출신 본성인(本省人)과 대륙 출신 외성인(外省人)간의 갈등 등이 예상되고 있다.

선거기간 중 무력사용 위협 등으로 陳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노력해 온 중국 정부는 짤막한 성명만 발표한 채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공산당과 국무원의 대만공작판공실은 성명을 통해 "새 대만 영도인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고 그가 양안(兩岸)관계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지 관찰하겠다" 고 밝혔다.

陳당선자도 당선이 확정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안 문제의 우호적 해결을 위해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이나 주룽지(朱鎔基)총리의 대만 방문을 환영하며 자신도 취임 전 중국을 방문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는 등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陳당선자는 '대만공화국의 건국과 신 헌법 제정은 주민투표로 결정한다' 는 민진당 강령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통일방식인 '1국2체제(一國兩制)' 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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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저력과 활력을 보여준 것" 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국이 주장해 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양안 문제가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안간 군사적 긴장을 경계하고 있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가 18일 저녁 발표한 공식 집계에 따르면 陳후보는 전체 투표자의 39.30%인 4백97만7천7백37표를 획득, 4백66만여표(36.84%)를 얻은 무소속 쑹추위(宋楚瑜.59)후보와 2백92만여표(23.10%)를 얻는 데 그친 국민당 롄잔(連戰.63)후보를 눌렀다.

이날 투표에는 유권자 1천5백여만명 중 1천2백78만여명이 참여, 82.69%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陳당선자는 부총통에 당선된 뤼슈롄(呂秀蓮.56)후보와 함께 5월 20일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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