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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시베리아·아마존 식물 원료 기능성 화장품도 개발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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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화장품 개발을 위해 전통 약용식물의 효능을 연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연구개발(R&D) 정신에는 ‘여성’이라는 뿌리가 있다.

창업주 서성환 회장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는 1932년 독자적인 기술로 동백 기름을 정제하고, 동백 꽃잎을 이용해 물감은 아니지만 물이 잘 들게 해주는 물질인 매염제(媒染劑)를 발명한 여성 과학자였다.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며 성장한 서 회장은 45년 국내 최초의 화장품 회사인 태평양화학공업사(아모레퍼시픽의 전신)를 창립, ‘여성 존중’과 ‘기술 제일주의’를 경영철학으로 삼았다.

아모레퍼시픽은 54년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원도 만들었다. 57년부터는 매년 연구원을 독일과 일본 등지에 보내 선진 기술을 습득시켰다. 90년대 피부과학연구소에 집중 투자했고, 94년 의약연구소를 설립해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2001년 헬스 연구동을, 2006년 식품연구소를 세워 R&D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현재 350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백 화장품, 자외선 차단제, 주름 개선 화장품 등 경쟁 우위에 있는 부문에서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간 매출액 대비 약 3.5%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한방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의 자존심이다. 이미 67년부터 ‘인삼 중심의 한방미용법’을 연구하기 시작해 97년 최초의 한방 화장품인 ‘설화수’를 선보였다. 2006년 경희대 한의학대학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의 한방미용연구센터도 설립했다. 99년부터 10년간 서울대 의대 피부과와 ‘한국인의 피부 특성 및 노화’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또 중국 상하이(上海) 연구소를 운영, 중국의 유명대학과 함께 중국 여성의 피부와 현지 기후를 고려한 특화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목표를 ‘자연(Natural)’, ‘친환경(Echo)’, ‘첨단(Edge)’으로 정하고 천연 자원의 확보, 지속가능 제품과 첨단기술 융합제품의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천연 자원을 확보하고,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외 우수대학 및 연구기관과 폭넓은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시베리아·아마존·극지의 식물을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국내산 한방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또 화학·생명공학 기술뿐 아니라 물리학·정보기술(IT) 등 첨단기술과 융합을 통한 제품의 효능도 강화하고 있다. 미 하버드대 물리학과 웨이츠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피부세포 모사체’ 화장품 원료를 개발, 지난달 ‘헤라 에이지 어웨이 모디파이어 LX’에 적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총 500억원을 투입, 2만5000㎡ 규모의 제2연구소를 내년에 신축한다. 2015년까지 연구원을 500명까지 증원해 아시아 최고의 화장품 연구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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