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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벨 전 체코 대통령, 7회 서울평화상 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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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바츨라프 하벨(68) 전 체코 대통령이 제7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사장 이철승)은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각계 인사 15명으로 구성된 최종심사위원회를 열고 "1989년 시민혁명으로 체코의 민주화를 이뤄냈고, 유럽의 평화 정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하벨 전 대통령을 수상자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하벨 전 대통령은 68년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진 자유화 운동을 주도했으며 77년에는 '77 헌장'을 작성해 공산당 폭정에 항거했다. 5년여의 옥고를 치른 후 89년 반체제 연합인 '시민포럼'을 결성한 뒤 무혈혁명인 '벨벳 혁명'을 통해 체코를 민주국가로 전환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90년부터 체코슬로바키아 마지막 대통령을 지냈으며, 93년부터 2003년까지 체코 공화국 대통령으로 재임할 때에는 체코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성사시켰다. 96년 타계한 부인 올가 여사의 뜻을 살려 전 재산을 장애인 권리 찾기와 지원을 위한 재단에 기부하고 국제 인권운동에 참여해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유럽의 양심'으로 추앙받고 있다.

하벨 전 대통령은 90년 유네스코 인권상을 받았고, 94년에는 필라델피아 자유메달, 지난해에는 미국 대통령 자유메달과 마하트마 간디 평화상 등을 수상했다.

2년마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서울평화상은 9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 이어 조지 슐츠 전 미 국무장관 ▶국경 없는 의사회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오가타 사다코 유엔난민고등판무관 ▶구호단체 옥스팜 등이 받았다. 시상식은 10월 중순에 열리며 상패와 상장, 그리고 상금 20만 달러가 주어진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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