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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소액주주 추궁속 치열한 주총 공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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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관심을 끌었던 삼성전자의 주총이 16일 조용히 빨리 끝난 반면 삼성SDS와 삼성SDI는 참여연대.소액주주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삼성SDS 주총장에는 참여연대의 김기식 실장 등이 나와 이건희 삼성회장의 장남 이재용씨에게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문제를 따지는 바람에 2시간 넘게 걸렸다.

참여연대측은 삼성SDS가 사외이사를 사내 임원에서 선임하는 것도 투명경영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참여연대측은 삼성SDI의 주총에서도 삼성자동차 부채 인수와 국세청 징세심사국장을 지낸 최병윤씨의 사외이사 선임문제, 주가 하락 등을 따졌다.

1998년에 13시간30분, 99년 8시간 동안 주총을 치렀던 삼성전자는 16일 2시간5분 만에 주총을 마쳤다.

윤종용 부회장은 "이미 통과된 사안을 왜 다시 거론하느냐" "지난 1년 동안 우리 회사 주가는 급등했다"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어 질문하라" 며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의 주총에 불참하는 대신 장부열람권을 청구하는 등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17일 주총 예정)과 데이콤(22일 주총)은 주총을 앞두고 참여연대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노순석 데이콤 상무는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되 그 중 절반(2명)은 소액주주 대표격인 참여연대가 추천한 인물을 선정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집중투표제의 연기, 데이콤은 대주주인 LG의 남영우 부사장을 등기 이사로 선임하는 문제가 참여연대와 노조의 반발을 부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24일 주총)은 지난 10일 현대자동차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주가가 하락했는데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이 웬 말이냐' 고 따졌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교수.변호사 등 자문 그룹의 조언을 받으면서 주총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참여연대가 대리하는 지분이 0.55%이기 때문에 필요하면 표결로 통과시키겠다" 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가 낮은 데다 삼호조선소 위탁경영 문제가 거론될 경우 주총 상황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현대중공업은 주총 직전까지 참여연대와의 물밑 대화를 통해 참여연대측의 의견을 가능한 한 수용하고 5천억원의 자사주 펀드로 주가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철호.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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