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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북제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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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주에선 감귤나무가 '대학나무' 였다. 과거 감귤이 귀하던 때 "몇 그루만 있으면 자식 대학공부는 너끈하다" 고들 말했다. 그러나 요즘엔 가격폭락 때문에 내다버린 감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유권자 52%가 감귤농가인 북제주군도 마찬가지. 그래서 출마 예정자들의 공약 1호는 모두 '감귤농가 보호'다. 이곳의 선거구도는 5선의 한나라당 양정규(梁正圭)의원에 민주당.자민련.민국당 후보가 도전한 형국이다.

지난 12일 북제주군 애월읍 청년회 체육대회.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다투는 것으로 나타나는 梁의원과 민주당 장정언(張正彦)위원장은 서로 "감귤대책 마련" 을 다짐했다.

梁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때 감귤산업진흥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하고 안지켰다. 심판해야 한다" 고 비판했다. "군(軍)과 학교급식에 감귤이 납품되게 하겠다" 는 약속도 했다.

張위원장은 "힘이 있어야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 며 집권당 후보임을 강조했다. "법 제정을 통해 가격폭락 등의 재해가 있을 때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는 호언.

자민련 강봉찬(姜奉瓚)위원장은 '감귤 가공공장 건립' 과 '군납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민국당 김호민(金昊民)위원장은 자신이 1982년 감귤잼 아이디어를 식품회사에 제공, 상품화했다는 사실을 부각중.

梁의원의 세일즈 포인트는 "제주출신 국회의장을 만들어 달라" 다. 반면 張위원장은 이장(애월읍 곽지리)에서부터 출발해 도의회 의장 (91~95년)까지 지낸 경력을 강조한다.

이장시절 전국 우수마을에 선정됐던 경력도 홍보한다. 姜.金위원장 역시 '중산간부락' 으로 지칭되는 농가를 돌며 바닥민심을 다독거리고 있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동서로 나뉜 이 지역에서 梁의원은 동쪽(조천)출신이나 張위원장(애월).姜위원장(한림).金위원장(한경)은 모두 서쪽출신에다 오현고 동문.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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