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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투자 이렇게] 음식점·민박으로 돈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전원생활을 하면서 남편의 건강 관리도 하고 돈도 제법 벌어 사는 재미가 그런대로 쏠쏠합니다.

"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 축령산 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목 한쪽 산기슭에 자리잡은 '한옥마을' 여주인 임승희(42)씨의 시골 생활에 대한 변(辯)이다.

林씨가 이 곳에 터를 잡게 된 것은 순전히 남편 문석동(60)씨 때문이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남편이 공기 맑은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94년 여름 현재의 집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수동면 수산리에 집을 마련해 내려왔다.

그 때만 해도 눌러 살 생각은 없었고 '별장' 정도로만 이용할 목적이었다. 서울로 출퇴근하며 보습학원과 도서실 운영을 계속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1년 여가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시골서 사는 바람에 남편 건강이 많이 회복된 데다 '이제 서울에선 못 살 것 같아' 사업을 정리하고 아주 내려오기로 작정했다.

학원과 도서실은 물론이고 살던 집까지 모두 정리해 4억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던 林씨는 내 집을 지어 음식점을 운영할 요량으로 등산객이 많이 지나다니는 지금의 집터를 찾아냈다.

지목이 답으로 돼있던 땅 1천평을 평당 17만5천원씩 주고 산 뒤 전용허가와 함께 대지로 조성하기까지 평당 25만원 정도인 2억5천만원이 들었다.

96년 봄부터 땅을 2필지로 분할해 우선 한 필지(4백30평)에 25~33평짜리 한옥 3동을 짓기 시작했다.

이듬해 10월 준공 후 전원주택용으로 분양에 나섰으나 때마침 외환위기가 닥쳐 싸게 파는 바람에 겨우 '본전' 만 건졌다.

98년 봄부터는 나머지 필지에 林씨가 살면서 장사를 할 집을 짓기 시작했다.

60평 규모의 2층짜리 한옥은 1층은 음식점, 2층은 살림집 용도로 지어졌고 민박용 한옥 2동과 노래방 용도의 한옥 1동도 나란히 들어섰다.

평당 2백20만원씩 2억9천여만원이 들었다. 모자라는 돈 1억여원은 은행 융자를 얻어 충당했다.

지난해 5월 '한옥마을' 이란 간판을 달고 음식점과 민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주말이면 음식점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이고 민박용 방도 콘도식으로 꾸며 놓아서 손님이 꽤 많다는 게 林씨의 설명이다.

요즘 한 달 매출은 1천만원 정도로 식자재를 대부분 직접 재배하거나 키워서 조달하기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직원 3명의 월급을 주고도 순수익이 5백만원이 넘는다.

林씨는 "서울에서 학원과 도서실을 할 때 수입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매출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공기 맑은 곳에서 남편과 함께 지낼 수 있어 마음은 더없이 편하다" 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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