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00% 넘는 MMF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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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지난해 대우 사태 이후 대우채 환매제한 조치가 발표되면서 투자금액 일부가 묶이는 '불상사' 가 빚어졌던 머니마켓펀드(MMF) 중 일부 상품이 올해 최고 1백%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투신운용이 1998년 10월에 설정, 40억원 규모로 운용해 온 '서울뉴MMF101' 의 기준가격은 13일 현재 2천3백75원에 달하고 있다.

설정 이후 현재 수익률이 1백37%에 달한다는 얘기다.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연 수익률은 요즘 6%선으로 비교적 낮다.

이 상품이 잘 나가는 주식형 펀드도 부럽지 않은 고수익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고객들의 환매가 많이 이뤄져 펀드규모가 26억원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만기가 된 일부 대우채가 상환되고 채권이자가 한꺼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국전기초자(현재는 대우그룹에서 계열분리)가 발행한 20억원의 무보증 사채가 만기일인 지난해 11월 2일에 전액 상환되면서 기준가격이 이날 하루에만 80원이 뛰었다.

6%의 연 수익률을 올리는 MMF의 평균적인 하루 기준가격 변화는 대략 20전(0.2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하루 20전씩 기준가격이 매일 오르면 연간 수익률이 6%가 된다는 얘기다.

한일투신운용에서 돈을 굴리고 대우증권에서 판매한 다른 MMF상품도 올들어 보유채권 이자가 많이 들어와 수익률이 30%선으로 급등했다.

대우증권 금융상품부 관계자는 "MMF 가입자들 대부분이 단기자금을 굴리는 사람이어서 상당수가 대우부문 5%만 남기고 환매해 갔다" 며 "돈을 늦게 찾아간 일부 투자자들이 생각지도 않은 수익을 올려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 고 말했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일부 MMF의 이같은 고수익으로 혜택을 본 투자자는 대부분 아직까지 대우채 환매가 금지돼 있는 금융기관이거나 지난 2월 8일 이후로 환매를 늦춘 일반법인일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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