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 대규모 폭발] "북 핵실험 준비 징후 포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이 핵 실험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낌새가 포착됐다.

뉴욕 타임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첫번째 핵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 보고를 받았다"고 12일 보도했다.

◆ 미, 첩보 위성에 잡혔다=뉴욕 타임스는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된 내용은 미국의 첩보위성에 의해 탐지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반도 상공을 감시하는 미 첩보위성이 지난 4주 동안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하려는 듯한 여러 움직임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재래식 폭약의 폭발 실험이 있었던 장소를 포함해 북한 내 몇개 지역으로 (핵)물질이 이동하는 것 등이다. 재래식 폭발물의 폭발실험은 핵폭발을 유발하는 기폭장치 개발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핵 실험을 강행하려면 그 전에 땅속의 폭발강도를 재기 위한 케이블을 설치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까지 포착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뉴욕 타임스 측에 "북한은 워낙 지하땅굴이 많기 때문에 (케이블 설치하는 게) 관측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또 지난 9일 양강도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에 대해 한국의 정보당국이 미국 측에 북한이 소규모 핵 실험을 한 게 아니냐고 문의해 왔으나 진도 측정계 등으로 확인한 결과 핵 실험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왜 이 같은 폭발이 발생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감지된 일련의 활동들이 반드시 핵 실험을 준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또 북한은 자신들의 움직임이 미국에 의해 탐지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어떤 파장이 일까=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북한은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 핵 보유국이 된다. 또 지난 14년간 계속됐던 한반도 비핵화가 최종 실패로 판정나는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는 선거를 앞둔 부시 행정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대량살상무기를 방지해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공언해 왔으나 결국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지 못한 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존 케리 후보는 여러 차례 "북한의 핵을 놔두고 엉뚱한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부시 행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또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논의가 시작되는 등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 북한 대형 사건사고 일지

▶1970.8=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지방 출장가던 김원빈 수산상 등 탑승객 전원 사망

▶1970년대=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이륙하다 추락, 해외공연 떠나던 피바다 가극단 등 탑승객 100여명 사망

▶1970년대 중반=함경남도 흥남역에서 비료 선적 열차 폭발, 주변지역 거의 파괴

▶1984.2=소련행 고려항공 여객기 추락, 동민광 임업상 및 아이스하키 선수단 등 탑승객 전원 사망

▶1985년=함경남도 정평 부근에서 열차 추락, 500여명 사상

▶1987년=함경남도 화성군에서 북한군 호송열차 폭발, 주변 민가 파괴

▶1997년=자강도 희천군에서 열차 추락, 승객 2000여명 사상

▶1997.11=평남 덕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에서 대규모 갱 붕괴 및 화재

▶2000.1=평남 양덕에서 열차 사고, 승객 1000여명 사상

▶2002.12=화물선 칠성호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항 연안에서 좌초

▶2004.4.22=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 사고로 150여명 사망, 1300여명 부상, 재산피해 3억~4억 유로, 이재민 8000여명 발생.

▶2004.9.9=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대규모 폭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