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유입-유출" 엇갈려, 대형 우량주들은 덕 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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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수(FTSE)의 선진시장에 편입되는 것이 한국 증시에 득인가.

FTSE가 한국과 대만시장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기 위한 공식 관찰국으로 선정할지를 14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이번에 공식관찰국으로 지정되면, 한국과 대만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선진시장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

FTSE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와 함께 국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지표로 활용하는 세계 주가지수로, 현재 우리나라는 대만과 함께 준선진시장에 속해 있다.

◆ 자금 들어올까=전문가들은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진지수 편입이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의 이기봉 연구위원은 "한국이 선진시장에 편입되면 25개국 중 14번째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대부분 유럽계 펀드가 FTSE 선진시장 지수를 투자에 적용하고 있어 약 26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우증권의 김성주 연구원은 "한국이 준선진시장에선 20% 이상을 차지하지만, 선진시장에선 비중이 1%밖에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한국 증시가 뱀의 머리에서 용의 꼬리가 되면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우량기업 수혜 기대=증권사들은 삼성전자.포스코.국민은행.현대차 등 FTSE 한국지수에 속해 있는 대형 우량주들을 주요 수혜 종목으로 꼽았다. 중소형 우량 종목들도 중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저평가 현상이 해소되면 혜택을 볼 수 있다.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MSCI의 선진지수 편입에도 유리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삼성증권은 "북핵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을 고려하는 MSCI 선진시장 편입은 다소 이른 기대"라면서도 "하지만 FTSE에서 격상된 뒤 기관투자가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면 MSCI가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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