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플라자] 부산의 시네마 천국 '씨네마 테크 1/2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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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일 오후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부근 주택가의 한 지하방. 40여 평 방에 "차르륵 차르륵"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벽 곳곳엔 빛바랜 영화포스트와 영화배우.감독 사진들이 보인다. '부산의 시네마 천국' 으로 불리는 '씨네마 테크 1/24' 의 풍경이다.

척박한 부산의 영상문화를 개척해 온 부산 유일의 민간 영화전문공간이다. 영화에 관심 있다는 부산의 젊은이가 이를 모르면 '간첩' 으로 몰릴 정도다. 그만큼 부산의 영화운동과 보급에 힘 쓰는 모임으로 통한다.

1993년 1월 닻을 올렸다. 대표 禹정태(25)씨는 "당시 프랑스문화원에서 자주 영화를 보던 젊은이들이 '씨네클럽' 이라는 모임을 만든 게 출발점" 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소수 매니아 모임이었지만 4~5년부터 영화의 대중화에 집중하고 있다. 회원은 3백여 명. 실무자 3명, 수습직원 3명, 자원봉사자 등이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매달 국가.장르.감독별 주간을 정해 자체 시사실 또는 카페 등에서 영화제를 연다. 영화사.영화분석.영화이론 등 대중 영화강좌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1천여 편의 비디오작품과 영화관련 서적.자료 등도 비치돼 있다.

자체 시사실은 30여 명이 감상 할 수 있는 규모. 매주 10회, 한 달에 15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10~20분짜리 단편과 독립영화 등을 많이 보여준다. 회원은 물론 영화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언제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禹씨는 "영화에 대한 일반인의 갈증을 풀어주고 영화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한다" 고 말했다. 051-513-2813.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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