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알짜 '기업 매물' 붙잡기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큰 장이 섰다. 최근 대우종합기계 등 굵직한 업체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면서 이들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팬택.효성.한화 등은 이번 주 입찰이 마감되는 대우종합기계를 넘보고 있고 대한전선과 두산은 국내 최대 소주회사인 진로를 놓고 경합 중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강원 수석연구원은"국내 M&A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는 데다 외환위기 이후 쓰러진 기업에서 구조조정으로 부실을 털어낸 회사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의 김대진 기업개선부장도"일부 기업은 최근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등 매각조건이 유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 크게보기>


◆ 인기 끄는 기업매물=올 M&A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옛 대우계열사의 향방이다. 14일 최종 입찰을 앞둔 대우종기는 중국 건설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02년 1조8789억원에서 2003년 2조3141억원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기술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적지 않다.

우선 팬택 컨소시엄이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과 손잡기로 해 유력한 인수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두산중공업과 효성(일괄인수 제안)은 물론 한화와 삼영(분할 인수) 등도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매각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대주주인 KAMCO가 다음달 말까지 매각 주간사를 선정키로 하는 등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9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건설은 국내외 건설경기의 호조로 경영실적이 크게 나아졌다. 2002년 3조4511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4조2311억원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4조7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대우의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의 이름값도 높아졌다.

국내 3위 해운업체인 범양상선과 자동차업체인 쌍용차는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한 STX와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쌍용차의 경우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기업실사를 끝내는 이달 말께 매각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2000년부터 조흥은행 등 채권단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쌍용차는 레저용차(RV) 전문업체로 자리 잡으면서 외국 자동차업체의 인수표적이 됐다.

법정관리업체인 진로는 올 상반기 소주시장의 점유율 55%를 달성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고치다. 또 2001년 547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6159억원으로 늘었으며 올 상반기에만 40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최근 4년간 꾸준히 5% 안팎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전선과 두산 등은 이미 진로에 대한 인수 의사를 표명했고, 롯데와 CJ.동원.하이트맥주 등도 물밑 인수작업을 하고 있다. 연말께 매각 주간사가 결정되면 진로의 인수전이 불 붙을 전망이다.

◆ 매각이 불투명한 기업들=오리온전기의 입찰은 최근 무산됐다. 지난 5월 1차 입찰에 참여했던 효성과 코오롱은 기업실사를 한 뒤 지난달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회사 전체를 사갈 것을 바라는 오리온전기와 PDP 등 첨단기술 분야만을 떼 인수하려는 효성.코오롱의 입장이 서로 달랐다. 오리온전기는 브라운관과 PDP사업을 하고 있으나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기술투자를 제대로 못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화섬업체인 동국무역은 올 들어 원재료인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이 급등해 생산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화섬 경기도 나빠 경영사정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채권단은 16일 입찰제안서를 받고, 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키로 하는 등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혜민.홍주연 기자

***바로잡습니다.

9월 13일자 E4면 '알짜 기업 매물 붙잡기 경쟁' 기사에서 내용과 관련 없는 동양그룹의 로고가 잘못 들어갔기에 바로잡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