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름이 '나는 아파요'가 된 사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뉴욕의 한 지역에서 간판 전구등이 나가는 바람에 우스꽝스럽게 이름이 바뀐 한 병원이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흥미로운 사진 한 장을 실었다. 병원 건물 상단에 설치된 야광 간판의 전구가 일부 꺼져 병원 이름이 재미있게 바뀐 사진이다.

원래는 간판에 ‘엠허스트(Elmhurst)’라고 표기돼 있었지만 여덟 글자의 스펠링 중 맨 앞으로 ‘E'와 뒤쪽의 ‘s’의 전구가 나가면서 ‘Imhurt(나는 아파요)’가 돼 버린 것. ‘나는 아파요’ 밑에는 작은 글씨로 ‘응급&트라우마 센터’가 새겨져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길을 지나는데 병원 건물 간판이 너무 웃겨서 집에서 카메라를 갖고와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병원 이름이 바뀐 이유는 아마도 응급실의 '업보'가 아니겠냐"며 "너무 긴 대기시간에 지친 환자들의 한숨을 대신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밖에도 네온 사인이 고장나거나 의도적으로 이중 의미의 이름을 만든 간판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1992년 영화 ‘배트맨 리턴즈’에서는 캣 우먼이 ‘헬로 데어(Hello There)’에서 ‘o’와 ‘T’를 빼고 ‘Hell here(지옥이 여기야)’라고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TV 만화 ‘심슨 가족’에 나오는 ‘슬리피 이지 모텔(Sleepy-Eazy Motel)’은 ‘E’와 ‘P’, ‘E’를 없애고 러브호텔의 의미를 담은 ‘Sleazy Motel’로 바뀌기도 했다.

1942년 애봇 코스텔로 영화의 ‘누가 그것을 했지(Who Done It)’에서는 ‘타운젠드 펠프스에게 투표하세요(Vote for Townsend Phelps)’를 ‘도움을 주세요(Send Help)’로 줄였다가 ‘끝(End)’으로 맺는 장면이 나온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저지 보이즈(Jersey Boys)’에서 볼링 레인의 사인보드에 쓰인 ‘우리의 아들들(Our Sons)’을 ‘사계절(Four Seasons)’로 바꾸는 장면도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엠허스트 병원은 운이 좋은 경우”라며 “뉴욕장로병원(New York-Presbyterian Hospital)은 전구 불이 꺼지면 ‘RIP(평화속에 안식)’이라는 세 자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RIP(Rest in Peace)’은 주로 묘비명에 쓰인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