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민주당 "3野 각개각파"…한나라 집중 공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이 '3야 분리대처' 에 나섰다.

27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집중 공격하면서도 민국당(가칭)에 대해선 "아직 실체가 없는 정당" 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 자민련의 텃밭인 충청권에는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앞세워 '소리없는 진군 전략' 을 구사하고 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부산서구 공천자인 이상열(李相烈)씨가 공천을 받기 전에 주유소를 20억원에 팔았다는 야당 내부의 주장에 주목한다" 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회창 총재의 상도동 방문(25일)도 "허리를 굽히고 사퇴하는 모습" 이라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당분간 한나라당을 주된 타깃으로 해 李총재의 돈 공천 의혹과 야당 분열 책임을 부각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영남 쪽의 민국당 바람이 아직 수도권에까지 상륙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수도권에선 민국당 창당에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의 1.5배를 넘는다" 고 밝혔다.

안동선(安東善).김근태 지도위원도 "민국당의 창당 명분이 분명치 않아 수도권 세(勢)몰이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경기.서울지역 선대위원장이다.

결국 '1여3야' 구도로 총선을 치르려면 주 공세가 한나라당을 향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당 일각의 "민국당을 '낙천자 정당' 으로 규정해 놓아야 한다" 는 의견은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도권 민심을 겨냥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김근태 의원은 "지역감정 영향을 덜 받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층이 선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며 "경제도약론과 정치개혁을 선거공약 등으로 선보일 것" 이라고 밝혔다.

충청권은 이인제 선대위원장의 논산-금산 지구당 창당대회(다음달 8일)를 전후해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에 체류 중인 홍재형(洪在馨)전 재정경제부장관 등 거물급 영입을 추진하는 한편 李위원장의 '차기 대권주자'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영남지역을 맡은 김중권(金重權)지도위원과 김기재(金杞載)당무위원은 "민주당의 가장 큰 라이벌은 민국당이 될 것" 이라고 우려한 뒤 "부산신항 조기 건설 등 지역개발 공약과 인물론으로 한나라당 이탈표를 잡을 생각" 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