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고생들 두발규제로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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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구시 수성구 대구여고는 요즘 학생들의 두발 규제 문제로 시끄럽다.

신학기부터 긴 머리는 단속하겠다는 학교측의 통고에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단발령' 이라며 두발 규제에 반대하는 글을 시교육청.동문회 홈페이지 등에 올렸고 학교측은 학생 대표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

대구시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와 서울의 한 고교생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 '두발규제 반대 홈페이지' 에는 학생들의 반대 목소리가 드높다.

자율.개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두발규제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내용들이다.

대구여고 한 학생은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개인의 주체성.자율성이 무시되는 '단발령' 은 시대를 거스르는 것" 이라며 "학교운영위원회나 학생과는 한차례 상의도 없이 교장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 고 주장했다.

두발규제가 실효성조차 없다는 지적도 있다. K여고 金모(18.2년)양은 "문제아들은 방과 후에 가발을 쓰기 때문에 머리 모양만으로 학생을 선도한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며 학교측이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일 뿐" 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시교육청이나 학교 당국은 두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여고 관계자는 "머리를 짧고 단정하게 정리하라는 주문에 학생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며 "단발까지는 아니더라도 규제는 필요한 것이라는 입장" 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도 "두발 규제는 학교 자율에 맡기고 있어 일선 학교가 결정할 문제지만 자유화는 자칫 탈선을 조장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대구 참교육학부모회 김정금(金正錦.40)회장은 "두발규제는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 가운데 하나" 라며 "학교 운영위원회를 통해 학교별로 규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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