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학원 주부 초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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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전시 둔산동에 있는 신성컴퓨터학원은 요즘 거의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다. 이 학원이 주부 인터넷교육학원으로 지정돼 실비로 인터넷을 가르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부 수강신청자들이 연일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수강생을 접수하기 시작한 지 하루 반나절 만에 3월 한달 정원(60명)이 모두 찼다. 4월 수강생 예약도 이미 끝났고 23일부터는 5월 수강생 예약접수에 들어갔다.

주부들 사이에 인터넷 열풍이 불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정한 전국 7백69개 컴퓨터학원과 시.군.구 등 지자체 개설 인터넷 강좌가 주부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남편이나 자녀들로부터 '컴맹' 을 이유로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무장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주부 인터넷 붐에 불을 댕긴 것은 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주부만을 위한 인터넷교육학원 지정 사업. 3월 첫 수강생을 받는 전국의 학원들은 대부분 접수 하루 이틀 만에 정원을 모두 채우고 4, 5월분을 예약받고 있다.

수강료도 정상가의 약 30%선인 월 3만원선. 학원들은 그 대신 정통부로부터 인터넷 전용 회선료를 최고 60%까지 할인받고 교육기자재 구입 때 융자혜택도 받는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자체가 개설한 인터넷 강좌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강원도 강릉시여성회관이 지난 22일 주부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21개 컴퓨터 과정 수강생 모집에는 새벽부터 주부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접수는 등록 시작 30분 만에 마감됐다.

지난 15일 컴퓨터교실을 개강한 전북도여성회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6일 1백20명의 컴퓨터 수강생을 모집한 서울 광진구의 경우 아침 일찍부터 줄까지 서봤지만 등록하지 못한 주부들이 "정원을 늘려달라" 며 항의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구청이 오는 4월 17일에서 12월 8일까지 여는 주부 대상 인터넷강좌에도 5백여명(정원 3백40명)이 몰렸다.

주부 김정옥(39.대전 서구 도마동)씨는 "처지가 비슷한 주부들끼리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배울 기회가 생겨 신청을 하게 됐다" 고 말했다.

김방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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