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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TK 허주낙천 영남역풍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 16일 자민련 총재에 취임한 이한동(李漢東.66)의원과 한나라당의 공천 태풍에 떨어진 김윤환(金潤煥.68.虛舟)의원. 19일 李총재는 신임인사차 최규하(崔圭夏).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을 찾은 반면 金고문은 종일 집에서 울분을 삼켰다.

李총재는 "허주 탈락" 을 보고받고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그의 측근은 "우리도 한나라당에 남았다면 같은 신세가 됐을 것" 이라며 "이회창을 떠난 건 백번 옳은 선택이었다" 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달 전만 해도 민정계의 리더를 자임했던 두 사람이다. 1980년대 이래 집권당 중진으로 성장하던 두 사람의 운명은 96년 등장한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설정 문제로 여러차례 뒤바뀌곤 했다.

같은 법조계 출신인 이한동 총재는 '이회창 체제' 에서 언제나 비주류였다. 당 총재 경선(98년)과 대통령후보 경선(97년)때 이한동 총재는 각각 2, 3위로 패했다.

그 때마다 소위 '킹메이커' 라는 김윤환 고문은 "대안(代案)부재론" 을 설파하며 이회창 총재편에 섰다.

그러나 97년 대통령후보로 당선된 이회창 총재는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당 대표를 김윤환 고문이 아닌 이한동 총재에게 맡겼다. 이한동 총재쪽에선 "노련한 金고문이 이회창식 독선에 당한 것" 이란 얘기가 나왔다.

한편 자민련의 영남권 의원들도 생기가 도는 모습이다. "영남권 정서가 이회창 총재에 대한 비판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李圭陽 부대변인)는 주장이다.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자신을 대선 후보와 총재로 만들어줬던 사람을 자른 그의 배은망덕을 비판하는 소리가 많다" 며 "자민련이 해볼 만하다" 고 고무됐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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