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2000] 인터넷TV로 주부 컴맹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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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터넷은 전세계 누구나 접속이 가능한 매우 개방적인 매체이긴 하지만 PC에 접근이 부자유스러운 대부분의 가정주부나 노인들에게는 심리적인 저항감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해 줄 수 있는 매체가 '인터넷TV' 다. 수십년 전부터 우리 가정에서 가장 친숙한 가전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TV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TV란 기존 TV에 셋톱박스를 부착하고 인터넷망을 연결해 컴퓨터모니터 대신 TV화면을 통해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락.뉴스.홈쇼핑 등 각종 TV채널과 주문형비디오시스템 (VOD:Video-on-demand) 및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단 한 대의 TV를 통해 공급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TV는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보편화돼 가고 있고, 우리 나라에서도 올해 상반기 중 가전업체들과 사이버아파트를 천명하는 건설업체들에 의해 보급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동전화서비스가 신세대를 중심으로 그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면 인터넷TV는 주부들이나 재택근무자들로부터 열광적인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있는 주말연속극을 보고 있다가도 방금 도착한 e-메일을 간단한 리모컨 조작 한 번으로 TV화면에서 그대로 열어 볼 수 있게 된다.

아파트 부녀회나 동문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각종 소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모임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주부들간의 공동구매도 유행처럼 번져 나갈 것이다.

사고의 폭을 더욱 확대시켜 보자. 정부가 매년 투입하는 비싼 선거비용을 모아 각 가정에 인터넷TV를 위한 셋톱박스를 무료로 보급하고, 초고속 인터넷망을 조기에 확충한다면 '표면적으로나마 '직접민주정치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타임에 중요한 정책 사안들을 공개 투표를 실시해 결정하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투표율을 6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을 지정해 ID를 부여한 뒤, 투표를 공정하게 진행.감시하는 공정한 단체를 설립하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트의 보안 및 해킹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기형<인터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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