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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학문의 길 인생의 길'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학문을 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고 그 민족사회 나아가서는 인류사회를 한 걸음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가져가는데 보탬이 돼야합니다. 학문하는 사람들이 현실에 안주해 현실에서 용납되는 이야기만 계속하고 있으면 학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역사학자)

"혼인도 안 하고 막연하게나마 민족을 위해 뭔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져왔지요. 아무런 성과가 없을 것 같았던 일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현실과 부합해서 실현되는 것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효재 전 이화여대 교수.사회학자)

우리 시대 학문의 외길을 걸어오면서도 왜곡된 현실에 굴하지 않는 실천적 지식인들이 그들의 삶과 사상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역사비평사가 펴낸 대담집 '학문의 길 인생의 길' (역사문제연구소 엮음.1만5천원)이 그것. 이 대담은 90년부터 계간 학술지 '역사비평' 이 우리 시대 대표적인 학자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들어보기 위해 연재했던 것으로 이번 출간을 위해 최근 부분과 인물평을 보충해 다시 엮어냈다.

계간지 역사비평은 인물선정의 기준으로 진보적인 학문분위기를 지닌 인물로 모순된 현실과 타협하기 않고 뚜렷한 자기 주관을 내세운 학자들을 뽑았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또 각 분야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이 시대 참스승이라고 할 만한 이들이 들려주는 얘기들은 지금까지 역사의 현장 한가운데서 거의 벗어나 본 적 없이 온 몸으로 부대꼈다는 점에서 곧 한국현대사이기도 하다.

증언대에 선 학자들은 모두 12명. 한국사학자로 현재 민족문화추진회장인 이우성(75)박사, 금석학의 대가 고 임창순(1914~1999)성균관대 교수, 강만길(67)고려대 명예교수, 조동걸(68)국민대 명예교수가 들어있다.

서양사학자로는 민석홍(75)서울대 명예교수, 차하순(71)서강대 명예교수가 포함됐고 경제사학자로는 최호진(86)전 연세대 교수, 주종환(71)전 동국대 교수가 있다.

또 언론분야에선 리영희(71)한양대 대우교수와 송건호(73)전 한겨레신문사장, 이상희(71)서울대 명예교수가 들었고 여성으로는 이효재(76.사회학)전 이대교수가 포함됐다.

이이화 역사문제연구소 고문.최갑수 서울대 교수.조광 고려대 교수 등 11명의 학자들이 대담자로 나서 이 시대 스승들의 인생관과 학문경향 그리고 실천적 행동을 그려내고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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