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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앞산 순환도로 사고다발 2년여째 방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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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13일 오전 4시30분쯤 앞산순환도로.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예비군관리대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수성구 상동 방향으로 달리던 쏘나타승용차(운전자 권순곤.26.회사원)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오던 영업용택시와 1t화물차를 잇따라 들이 받았기 때문이다.

사고는 쏘나타승용차 운전자 權씨와 함께 타고 있던 20대 여자, 택시운전사 박태용(48)씨 등 3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대구시의 남쪽편을 동서로 연결하는 앞산순환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잇따라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앙선 침범사고가 많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다.

◇ 실태.사고원인〓15일 밤 11시쯤 앞산순환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60㎞지만 1차로를 달리는 차량 대부분이 속도를 위반했다. 미군부대 터널옆 무인속도측정기쪽에서 60㎞로 운행하던 차량들이 갑자기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취재차량이 90㎞로 속도를 올렸지만 이를 앞지르는 차량도 적지 않았다.

앞산순환도로는 1997년 8월 개통된 왕복 4차로의 자동차 전용도로. 앞산 자락을 따라 건설된 도로로 커브구간과 오르막.내리막길이 많고 차로폭도 좁은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제한속도가 60㎞로 다른 자동차 전용도로의 80㎞보다 훨씬 낮다.

과속 차량이 많은 도로에 탄력봉만 설치했을 뿐 중앙분리대를 만들지 않은 것도 대형사고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길로 출퇴근하는 김희철(35.회사원.달서구 대곡동)씨는 "커브구간을 돌 때마다 맞은편 차로의 차량이 넘어오지 않을까 겁난다. 중앙분리대가 없으니 사고가 많은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 고 반문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98년 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6명이 숨졌고, 지난해엔 84건의 사고가 일어나 10명이 죽고 1백14명이 다쳤다.

미군부대 터널과 송현교.대서지하차도에서만 지난해 사고의 절반가량이 발생했고, 중앙선 침범사고도 30%에 이르고 있다. 송현교.대서지하차도 모두 급커브 구간이다.

◇ 대책〓경찰의 과속 단속과 중앙분리대의 설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경찰청 유욱종(劉旭鍾)교통계장은 "시설물 미비와 운전자들의 과속이 사고의 원인" 이라며 "이동식 단속카메라를 동원해 지속적인 단속을 펴겠다" 고 말했다.

대구시 한동수(韓東洙)도로과장은 "차로폭이 좁아 중앙분리대 대신 간이분리대인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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