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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궈지는 충청도] 전열 가다듬는 자민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6일 열리는 자민련 중앙위원회 임시대회로 이한동(李漢東)총재체제가 정식 출범한다. 박태준(朴泰俊)전 총재가 국무총리로 옮겨간 한달여 과도기간 중 그에겐 '권한대행' 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새로 취임하는 李총재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이날 채택될 '신보수선언' 이다. 선언문 초안을 몇차례 직접 손봤다고 한다.

그동안 보수라는 용어가 극우(極右)나 수구(守舊)같은 부정적 이미지와 결부돼 있어 이를 분리하는 작업의 하나로 신보수선언을 채택한다는 것이다.

선언문엔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의 유지 계승, 합리적 개혁 지향, 전국민의 중산층화, 감세(減稅), 국가보안법 유지, 내각제 개헌 추진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주목되는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통치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대목들이다. "권력의 횡포와 전횡, 급진적 개혁과 변화로 인한 혼란과 불안을 배척한다" "권력의 독재화를 막는다" "국법의 권위를 회복하고 법 위에 군림하는 어떤 세력도 배격한다" "공산주의자와 급진좌경세력을 제외하고" 등의 대목이 등장한다.

총선기획단(단장 金學元)관계자는 "金대통령과 시민단체.학생운동권세력 등을 겨냥한 것" 이라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물론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가 잡아가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 선대위원장의 충남 논산-금산 출마선언이 JP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고 한다.

JP의 한 측근은 "신보수선언은 '공동정권 철수' 라는 표현만 안썼지 지금부터 야당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충청도 유권자들에게 성큼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태준 총리는 이같은 야당성 노선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일 대회에 불참키로 한데다 JP가 권유한 최고고문직도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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