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과속·추월 위험 천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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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승용차로 강원도 강릉에 다녀왔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구간마다 정해져 있는 규정속도를 지키며 운전을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차량은 전혀 속도제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과속을 일삼았다. 위협하듯 내 차에 바짝 붙었다가 추월하는 승용차 운전자를 비롯해 차 뒤를 쫓아오며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울려대는 트럭 운전자 등 고속도로는 한마디로 무법천지나 다름없었다. 오히려 규정속도를 지키며 운전한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이렇게 과속과 위협운전이 난무하는 고속도로에 경찰 단속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넓은 고속도로를 24시간 내내 철저하게 단속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과속을 하거나 난폭운전을 해도 지금처럼 방치한다면 전국의 고속도로는 점점 더 무법천지화할 것이 뻔하다.

선거때만 되면 단속경찰이 줄어든다는, 시중에 떠도는 얘기가 현실화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앞으로 2년 뒤면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우리 국민들이 기초질서에 해당하는 교통법규조차 지키지 못하고, 정부 또한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요원할 것이다.

정부 당국은 교통법규 위반자들에 대한 보다 철저한 단속에 나서주길 바란다.

김경애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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