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1위 김연아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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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피겨 퀸’ 김연아(19·고려대)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7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프리 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보이는 등 숙제도 남겼다. 김연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막을 내린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컨디션 난조 등으로 자신의 최고점(210.03점)에서 22.05점이나 떨어지는 187.98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17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가 다음 달로 예정된 2009 그랑프리 파이널(12월 3~6일·일본 도쿄) 준비에 나선다.

◆불안했던 점프연기=금메달은 목에 걸었지만 내용은 부진했다.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을,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210.03점을 받았던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총점 187.98점을 받았다. 올해 자신이 세운 기록에 20점가량 못 미치는 점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세계 최고 기록(76.28)을 세웠지만, 프리스케이팅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점프가 불안하면서 111.70점을 받아 레이철 플랫(116.11점)에게 밀려 2위를 했다.

프리스케이팅 경기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 연결 점프에서 불안한 착지로 감점을 받았고, 바로 이어진 트리플 플립 점프 도중 엉덩방아를 찧었다. 초반 점프가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연기 흐름에도 문제가 생겼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경기 시작 2분 후부터 자동적으로 점프에 10%의 가산점이 주어지는데, 앞선 대회에서 ‘2분 가산점’을 받았던 더블 악셀-트리플 토 루프 연결 점프는 너무 일찍 뛰는 바람에 가산점도 챙기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나=김연아는 “컨디션 저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1차 대회 때보다 자신감과 컨디션이 떨어졌다.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프리스케이팅 당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긴장하게 된 원인에 대해 김연아는 “1차 대회 때 성적이 너무 좋아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최고점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됐다”며 “게다가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신기록을 세우다 보니 팬들의 기대감이 더 커지면서 부담을 가졌다”고 대답했다.

컨디션이 뚝 떨어지면서 신경도 예민해졌다. 경기 직전 갑자기 스케이트 부츠 끈을 고쳐 맨 김연아는 “끈이 좀 헐렁하다고 느꼈다. 긴장을 많이 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면서 “그런 여러 가지 이유들이 모여 연기 집중력이 떨어졌다 ”고 말했다.

◆향후 일정은=김연아는 토론토로 돌아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한다. 올림픽 전 마지막 대회인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두고 김연아는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는 확실한 연습이 최고”라며 “높은 강도의 훈련을 소화하겠다”고 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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