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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사령탑 직격 인터뷰] 홍사덕 한나라 선대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9일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는 무난하다" 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통적 열세지역인 서울 강북에서도 한나라당 바람이 태풍으로 변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 이번 총선을 어떻게 보나.

"총선의 의미는 미국식으로 얘기하면 중간평가다. 직선제 개헌 후 14년이 지났지만 대통령 임기 중간에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는 총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든 유권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지난 2년처럼 계속되길 바라는 경우와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따라 여야 후보를 고르게 될 것이다. "

- 목표 의석 수는.

"예상이 쉽지는 않다. 지역갈등을 이용한 합종연횡과 중간평가의 본질을 흐리려는 정권의 술수(術數)가 극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간평가라는 총선 본질을 유권자가 놓치지 않는다면 과반수 의석은 자신한다. "

- 구체적 전략은.

"김대중 대통령은 중간평가 회피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지역편중 인사, 노동시장 교란, 어민 황폐화, 기업의 권력 줄서기 등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바로 보지 못하도록 각종 선심정책을 내놓고 있다. 나는 실정을 가리는 커튼을 하나하나 걷어내겠다. 온당한 중간평가만 되면 과반수 의석도 사실은 적은 욕심이다. "

- 수도권 부동층 대책은.

"모든 사람이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드는 것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선생님에겐 지난 2년간 참혹하게 무너진 교권에 대해, 학부모에게는 무너진 교실에 대해, 월급쟁이에게는 임시고용직으로 전락한 변화에 대해, 청년에게는 졸업이 실업으로 연결되는 상황에 대해 마음을 열어달라고 하겠다. "

- 수도권의 역대 선거에선 민주당이 강세였는데.

"金대통령이 야당 총재로서 치른 종전 선거와 대통령으로 2년 재임한 뒤 치르는 이번 총선은 '김제 평야' 의 여름과 겨울만큼 큰 차이가 있다. 예전에는 독재청산을 위해 모든 세력이 지원했지만 지금은 지난 2년의 독주에 응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적인 부분을 빼면 예전의 지원세력이 모두 '지난 2년처럼 끌고 가선 안된다' 는 뜻을 투표 용지에 담을 것이다. "

- 민주당과 자민련의 연합공천 대책은.

"특정 지역을 한데 묶어 나머지 지역을 '왕따' 시키려는 저질스런 발상은 지난 대선으로 시효가 만료됐다. 연합공천을 내다보고 세운 목표가 과반수다. "

- 무지개 연합을 포기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유는.

"또 한번의 정권교체가 나라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믿었다. 무파벌.지역타파.개혁신진의 무지개 연합을 시도했으나 모금 능력이 부족했고 야당성향 표의 분산으로 정권교체 희망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생겼다. "

- 선대위원장을 맡기며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뭐라고 말했나.

"李총재나 나나 말수가 적은 편이다. 비서에게 들으니 입당 때 면담시간이 4분이라고 하더라. "

-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의 전략적 연대는.

"그런 식으로 이기고 싶지 않다. 김대중 정권 실패의 원죄는 탕평(蕩平)의 실패다. 지역 편중 인사가 민심이반을 부른 것이다. 지역연합이라는 작은 틀보다 중간평가라는 원칙에 충실하겠다. "

- 선대위는 어떻게 운영되나.

"관료적 운영을 배제하되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정확한 지침에 따라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당에 와보니 판세를 정확하게 읽는 과학적 기법이 많이 쇠퇴한 것으로 보인다. 1차적으로는 이 부분을 복원하는 데 힘을 쏟겠다. "

- 공천작업에 관여하나.

"선대위원장은 모병에서부터 훈련.전투배치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관여하는 게 원칙이다. 나는 참여가 늦었으니 부여된 병력만 갖고 전선에 나가기로 했다. 다만 이번 총선의 본질과 어떤 문제를 어떤 시기에 어떤 차원에서 제기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나한테 맡겨 달라고 했다. "

- 선거자금 대책은.

"야당에 대한 자금 차단은 과거 군사독재 때보다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여당도 금권선거를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2년여 전 YS가 관권.금권 선거를 졸업시킨 마당에 현 정권이 그따위 짓을 하면 거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

- 이인제 선대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많은 장점이 있는 분이다. 집권당이 법과 민주주의를 어길 때 어떤 말로를 겪게 될지 아는 사람인 만큼 공정한 경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 당내 민주화 전망은.

"선행조건이 있다. 당비(黨費)내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당원이 전체 인구 중 1%는 넘어야 당내 민주화를 말할 수 있는 기반이 이뤄지는 것이다. "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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