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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세계 종교시리즈 '샴발라 총서' 나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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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종교다원(多元)주의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구도자의 체험은 종교나 문화.언어에 관계없이 공통점이 있다' 고 본다. 종교에 여러 개의 중심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시공사가 국내 최초의 세계 종교입문 시리즈로 내놓은 '샴발라 총서' 는 이런 종교다원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

기독교.불교.유교.도교.유대교.이슬람교.힌두교.조로아스터교 등 인류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 종교들을 망라한 이 총서는 세계의 각 종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낱권으로 정리해놓은 백과사전인 셈이다.

총서명 '샴발라' 는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인도 고대신화 속의 왕국이름. ▶도덕경(정창영 옮김)▶바가바드 기타(정창영 옮김)▶탈무드(정창영 엮음)▶조로아스터(나종근 엮음)▶논어(박희경 옮김)의 5권(각권 8천원)이 동시에 나왔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20권이 출간될 예정. 총서는 각 권마다 서로 다른 종교를 다루고 있지만 연결해서 읽는 독자는 자연스럽게 각 종교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발견할 수 있다.

1권 '도덕경' 은 자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무위자연(無爲自然), 선악미추(善惡美醜)를 가리지 않고 근원의 자리에서 만물을 평등하게 대하는 무지무욕(無知無慾)등 노자의 가르침을 담은 책. 성경을 동양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과 함께 인도.티베트.중국 등 동양의 고전을 우리 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는 역자 정창영씨의 번역노트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2권 '바가바드 기타' 는 '거룩한 분의 노래' 라는 뜻의 7백 구절로 된 노래집.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6권 가운데 일부분이다. 아르주나라는 왕자가 친척과 벌이는 전쟁을 앞두고 갑자기 삶과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자신의 전차몰이꾼에게 상담하는 내용.

그의 의문에 차근차근 답해주며 구원과 해탈에 이르는 방법까지 알려준 전차몰이꾼은 사실 크리슈나라는 신이었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간디도 이 '바가바드 기타' 의 가르침을 인생관의 바탕으로 삼았다고 한다.

3권 '탈무드' 는 나라 없는 설움을 받으며 뿔뿔이 흩어져 살던 유대 민족을 연결하는 탯줄이자 생활환경에 적응하도록 만든 가르침이다.

4권 '조로아스터' 는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拜火敎)' 란 소수종교의 이야기다. 기독교와 힌두교 등 고대 종교형성에 큰 역할을 한 종교이면서도 국내에서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는 조로아스터가 총서에 포함된 것은 서구 종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로아스터교는 이슬람교가 발흥하기 전인 기원전 6세기경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 조로아스터가 창시한 종교. 조로아스터의 삶은 분명 잘못됐음을 알면서도 억지로 끌려가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바른 생각과 결단을 통해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5권 '논어' 는 공자가 자신의 제자나 위정자들 혹은 은자(隱者)들과 나눈 단편적인 대화를 기록한 어록이다. 역자 황희경(상지대 강사)씨는 "2천5백년 전의 인물이 쓴 '논어' 는 단순히 낡고 오래된 책이 아니라 천 권, 만 권의 책을 임신하고 출산한 어머니와 같은 책" 이라고 평가했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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