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40대 경남도청에 장학금 12억 기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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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얼굴 없는 40대 독지가가 경남도청에 장학기금 12억원을 내놓기로 약속해 화제다. 8일 경남도에 따르면 최근 창원에서 사업을 한다는 40대 남자가 삼성증권 서울 강동본부장 임승녀(林承汝.46)씨와 함께 도청을 방문, 김혁규(金爀珪)도지사에게 12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金지사는 "이 사업가가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소년.소녀 가장 20명을 경남도가 추천해 달라' 고 요청해 직접 만나 장학재단을 설립하도록 설득했다" 고 말했다.

삼성증권 창원지점장으로 근무할 때 이 독지가를 알게됐다는 林씨는 "어렵게 공부해 사업에 성공한 기증자는 학비가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생각에 장학금 기증을 결심했다" 고 전했다.

林씨는 "그는 신분공개를 피하고 있어 재단 이사장도 대리인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고 덧붙였다.

또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기증자는 주식투자로 돈을 조금 벌었으며 앞으로 사업이 잘되면 더 많은 장학금을 내놓을 계획" 이라고 했다.

金지사는 이에 따라 도청 산업기술과에 과학영재육성 장학재단 설립을 지시했다. 도는 출연금 12억원의 연 이자 약 1억원으로 과학영재 수십명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도는 수학.과학경시대회 우수자에게 주는 방안과 수학.과학 성적이 우수한 도내 고교생과 대학생에게 대학 졸업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경남도는 교육청.도내 대학 등과 협의해 장학재단 운영계획을 다음달말까지 세우기로 했다.

창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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