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박근혜 대표 기자회견문 [전문]

중앙일보

입력

다음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무너지는 헌정질서를 지켜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국가보안법 폐지'논란과 '과거사 정리'문제로 정치권이 커다란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여러분께 위로는 드리지 못하고 실망을 안겨드려서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그동안 정쟁을 지양하고, 오직 국민의 민생을 위해 노력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의'국가보안법 폐지'논란은 정쟁의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정체성과 안위에 직결된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국민여러분의 이해를 구해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현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체제가 정착되어서 국가보안법이 필요없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한간에 군사적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 체제의 근본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는데 추호의 빈틈도 허락해서는 안됩니다.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안전벨트로서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을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개정하겠습니다.

과거에 국가보안법의 집행과정에서 일부 인권침해의 사례가 있었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유로 국가보안법의 순기능마저 없앨 수는 없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고, 악용의 소지가 있는 조항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께서 충분히 납득하고 안심하실 수 있도록 개정할 것입니다.

노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가 보위와 체제 수호의 최후 책임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한민국 체제의 무장해제를 강요하고, 대한민국을 엄청난 이념갈등과 국론분열로 몰아넣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대통령께서 국가보안법 폐지발언을 철회해 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과연 누구를 위해서, 무엇 때문에 하려고 합니까?

만약 국민을 무시하고 끝까지 폐지를 강행하려고 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체제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신념과 행동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마지막 안전장치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내겠습니다.

저희 한나라당도 당력을 집중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둘째, 한나라당은 과거사 문제에 당당하게 임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왔습니다.

식민지배를 벗어나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의 성과를 압축적으로 달성한 성취와 보람의 자랑스런 역사였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시대로부터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새롭게 규명할 것은 규명을 해서 그늘진 역사까지도 햇빛아래 비춰야 합니다.

다만, 한나라당은 과거사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집권세력의 정략적 입맛에 맞춰 우리의 역사가 흑이 백이 되고 백이 흑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과거사를 연구.조사하고 정리하는 것 역시 권력자나 정치권의 몫이 아닙니다.

한나라당은 과거사 정리가 반드시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구에서 전문성을 갖춘 역사학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의 운명이 위험한 벼랑 끝에 놓여 있습니다.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합니다.

노대통령부터 기본으로 돌아와서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 문제와 과거사 논란으로 더 이상 나라를 어지럽히지 말고,

'경제살리기'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저와 한나라당도 경제를 살리는데 더욱 더 많은 땀을 흘리겠습니다.

국가보안법 문제와 과거사 논란은 국민의 뜻을 제1의 기준으로 삼아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처리를 하고 '경제살리기'에 당력을 집중하겠습니다.

한나라당은 항상 국민과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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