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인근 조업 선원 인니군복장 무장괴한에 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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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 원양어선 선원들이 동티모르 인근에서 조업중 인도네시아 해군 복장을 한 괴한들에게 폭행당하고 어구(漁具) 등을 모두 빼앗겼다.

홍양호(3백80t급) 선장 金진용(32)씨는 "지난 5일 오후 4시쯤 인도네시아 동티모르와 호주 사이에 위치한 아나폴리해역에서 조업중 '513' 이라고 적힌 군함을 몰고온 인도네시아 군인들이 위협사격하며 배를 점거한 뒤 선원들을 구타하고 어구.어획물 등을 모두 강탈해 갔다" 고 8일 중앙일보에 위성전화로 알려 왔다. 당시 배에는 한국 선원 8명과 인도네시아인 22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金씨에 따르면 군인들은 선원들의 옷을 벗기고 무릎을 꿇린 뒤 개머리판으로 머리 등을 마구 때려 이 가운데 1등항해사 강봉근(43)씨가 중상을 입는 등 한국선원 전원이 크게 다쳤다.

군인들은 선원들이 소지하던 돈과 시계.반지까지 모두 빼앗고 2시간만에 철수했다는 것.

당시 군인들은 "한국이 동티모르 내전에 끼어들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감정이 안좋다" 고 말했다고 金씨가 전했다.

홍양호는 현재 조업을 포기하고 인도네시아 비퉁항으로 회항중이다.

한편 홍양호 선주인 한양어업(부산 소재) 관계자는 "더이상 조업을 할 수 없다" 며 "인근 해역에 원양어선을 보낸 다른 선박회사들과 상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 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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