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장사대회] 신봉민, 설날 모래판 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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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신봉민(현대)이 새 천년 첫 씨름판을 평정했다.

신봉민은 6일 대구체육관에서 벌어진 설날장사대회 결승전에서 염원준(강원 태백건설)을 배지기와 밀어치기로 몰아붙여 3 - 0으로 제압, 1995년에 이어 두번째 설날장사에 올랐다.

94, 97년 천하장사를 지낸 뒤 김영현.이태현의 그늘에 가려온 신봉민은 설날장사를 두차례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준결승에서 '들소' 김경수(LG)를 2 - 1로 힘겹게 이기고 결승에 오른 신봉민은 상대전적 12승1패로 압도적으로 앞선 염원준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신봉민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전광석화 같은 배지기로 첫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계속된 둘째, 셋째판에서 신봉민은 힘이 빠진 염원준을 잇따라 밀어치기로 요리하며 가볍게 승리를 거뒀다.

소속팀 강원 태백건설의 재정난 속에서도 어렵게 출전한 '왕눈이' 염원준은 준결승에서 강호 이태현을 1 - 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정상을 눈앞에 두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태현과의 준결승에서 첫째판 무승부와 두차례 장외까지 가며 힘겹게 승리를 거둬 힘이 빠진 것이 패인이었다.

한편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현대중공업)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보였던 라이벌 '골리앗' 김영현과의 8강전에서 2 - 0으로 승리하며 설날장사의 꿈을 부풀렸지만 염원준에게 일격을 당해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번 설날장사대회에서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아마추어 선수 9명이 출전해 프로 선배들과 기량대결을 펼쳤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8강에는 한 명도 오르지 못했지만 전날 벌어진 16강전에서 이태현에게 0 - 2로 패한 최홍만(동아대 입학 예정)은 2m13㎝의 큰 키로 차세대 골리앗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김승현 기자

◇ 순위〓①신봉민(현대)②염원준(강원 태백)③이태현(현대)④김경수⑤김영현(이상 LG)⑥김동욱(현대)⑦백승일⑧황규연(이상 신창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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