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 끝난 뒤에도 자리 못 뜰 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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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중장년층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폴 모리아 오케스트라’가 이달 말 찾아온다. [SD플랜 제공]

연주가 끝났는데도 3000여 청중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세심한 선율의 ‘엘빔보’(El Bimbo)가 앙코르곡으로 울려 퍼졌다. 지난 7일 오후 일본 도쿄 후생연금회관에서 열린 ‘폴 모리아 오케스트라’ 공연현장. 40대 중반 이상이 대부분인 관객들은 아련한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폴 모리아 오케스트라’는 1960~70년대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경음악 밴드. 대표곡 ‘러브 이즈 블루(Love id Blue)’는 68년 빌보드 차트 5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음반 판매량도 500만 장에 달했다. 창단자 폴 모리아는 3년 전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을 적신 그들의 음악은 여전하다. 이날 공연은 폴 모리아 사망 3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공연은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Yesterday once more)’ ‘사바의 여왕 (La reine de Saba)’ 등 60~7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곡으로 꾸며졌다. 밴드의 트레이드마크인 하프시코드(피아노의 전신) 연주가 돋보인 ‘미뉴엣’ (Minuetto)과 73세 피아니스트와 28세 여성 보컬이 듀엣으로 연주한 ‘남과 여’ 등 30여 곡이 소개됐다.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50세. 평소에는 대학교수, 다른 악자 연주자 등으로 활동하다가 공연 때만 ‘폴 모리아’ 이름 아래 모인다.

그 추억의 오케스트라가 27~29일 한국을 찾는다. 2005년 이후 4년 만이다. 27일 대전 예술의전당, 28일 부산 KBS홀,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꾸민다.’아리랑’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1588-5463.

도쿄=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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