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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교육이 시급한 세 가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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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민간인이 전방 군부대 철책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터지는 등 군 기강 해이와 안보불감증을 의심케 하는 일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먼저, 군의 주적(主敵) 개념이 모호해지고 희석되고 있는 데 그 배경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간 진보정권들은 우리 군이 싸워야 할 대상과 목표를 뒤흔들어 놓아 군인들의 가치관 혼돈과 혼란을 가중시켰다. 북한이 같은 민족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념과 정치체제는 우리와 다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장병들의 정신교육을 체계적이고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만 한다.

둘째, 군 간부들이 평시 행정형(行政型) 부대관리에 길들여져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군은 월남전 이후 실제 전투 경험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의 생명은 거칠 것 없는 야성(野性)과 강인한 전투력이다. 전투하는 방식대로 훈련하고 훈련한 대로 싸워 이기는 그야말로 사자와 같은 군대 육성과 관리가 이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국민의 안보불감증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발사를 해도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국가안보의 이익이나 피해는 정부 등 국가기관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도 직접적인 이해상관자(stake holder)다. 과거 치욕스러웠던 망국의 역사를 교훈 삼아 다양한 안보교육과 홍보를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안보는 산소와 같다. 21세기의 화두인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과, 녹색성장도 평상시 튼튼한 안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낱 사상누각임을 온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

정찬권 숭실대 겸임교수·비교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