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부서장 직원용 교양자료 만들어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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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찰서장이 직원들의 교양과 정서 함양을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일 교양자료를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충북 청주 동부경찰서 김준명(金俊明.56.사진)서장. 金서장은 지난해 부임한 지 열흘만인 8월2일 1호를 시작으로 2일 1백56호까지 휴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6개월 동안 교양자료를 냈다.

이 교양자료는 A4용지 1장(앞뒤)분량. 내용은 올바른 인생관이나 직업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지혜나 잠언과 건강상식 등으로 매일 출근 무렵 각부서로 배달된다.

득어망전(得魚忘筌.목적을 이루면 그에 도움됐던 것을 잊는다는 뜻) 등 고사성어 풀이를 비롯해 효과적인 공부방법, 인간관계 맺는 요령, 성공학 등 소재도 다양하다.

요즘은 "오늘은 무슨 내용일까" 궁금히 여기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한 직원이 군에 간 아들에게 이 교양자료를 매일 편지로 보냈는데, 이를 우연히 본 그 아들의 중대장이 교양자료로 활용한 일화도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출판사들로부터 출판제의가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다.

金서장이 교양자료를 낸 것은 1996년 충주서장으로 있을 때부터. 혼자만 읽고 말기엔 아까운 대목들을 메모해두다가 아예 재구성한 뒤 프린터로 빼내 돌려보도록 한 것. 당시만 해도 소재가 달려 거르는 날이 많았지만 이제는 자료 수집이 제법 충실해져 두달치나 비축돼 있다.

2년반전 두차례의 암수술을 했던 金서장은 "덤으로 산다는 생각에 욕심없이 살아가는 인생선배가 전하는 이야기라서 공감을 많이 주는 것 같다" 며 "서장을 그만둘 때까지 중단없이 낼 계획" 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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